글쓴이: 아식스 날짜: 2004.07.22. 17:09:07 조회: 11 글쓴이IP: 222.104.103.74 南 山 이슬 머금은 숲길 따라 산을 오르면, 雲海에 먼 산들은 소리없이 떠다니고 世上事는 잠겨버렸다. 싱그런 한 줄기 바람에 밤새 살찐 상수리 구르고 작은 새 날개 짓에 하늘 떠 안은 늙은 소나무 기지개 켠다. 산등성이 사이로 아침 햇살 넘치고 솔 향기 은은히 번지면 千年의 너럭바위에 이웃 닮은 부처님 앉아 있다. -------------------------- 새벽마다 남산에 오른적이 있었지. 삼불사에서 상선암위의 너른 바위에 오르면 그림같은 풍경이 만나질때가 있었네. 그리 멀지않은곳에 살면서도 그리움의 대상이 되어버린 남산이네. 경주 박물관 대학 다닐때 제망매가 해설하는걸 듣고 반해서 그 이듬해 6개월간 문예대학을 다녔지. 수료할때 졸업작품집에 실었던건데, 너무 치졸하다고 놀리지는 말게 아참 박물관 대학은 좋은게 배우고나면 오래된것을 좋아하게되니 나이 들어가는 마누라가 좋아진다고들 하네 ㅎㅎ ========================= 눅눅한날 요런 이야기는 어떨까? 글쓴이: 아식스 날짜: 2004.05.28. 15:31:21 조회: 92 글쓴이IP: 211.229.3.145 아식스 자주 들어오면 아하 요즘 경기안좋구나.해야제 조선일보에서 보내주는 무슨 레터에 있던건데 재미있어서 챙겨 뒀지 靑袍帶下 紫腎怒 (청포대하 자신노) (푸른 도포 아래 자색 신이 노했다오) 紅裳袴中 白蛤笑 (홍상고중 백합소) (붉은 치마 속에 흰 조개가 웃고 있다오) - 구전 한시 중에서 오늘은 민간에 구전되는 한시 하나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옛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에로틱한 언어 유희의 하나로 웃으면서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양반이었지만 찢어지게 가난한 총각이 부잣집에 장가를 들었다고 합니다. 처가는 부자였지만 신분은 상민이었습니다. 신랑은 자신이 양반이라는 것을 신부에게 좀 과시하고 싶었나 봅니다. 첫날밤에 신부의 기를 꺾으려고 '靑袍帶下 紫腎怒'라고 운을 던지면서 글 깨나 아는 척을 했겠지요. 그러자 신부는 평소에 열심히 공부한 실력으로 단숨에 '紅裳袴中 白蛤笑'라고 맞받아 치면서 적절하게 대응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 두 사람은 나중에 어찌 되었을까요? 첫날밤처럼 우스갯말을 주고받으면서 평생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다 갔겠지요? 아마 겨울밤도 길지 않았을 겁니다. ================= It's a wrong key !!! 글쓴이: 아식스 날짜: 2004.06.24. 11:14:41 조회: 99 글쓴이IP: 211.223.192.163 그 사람을 가졌는가? 만리 길 나서는 날 처자를 내맡기며 맘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시유심의 글중에... 로마시대 어느 장군이 부인에게 정조대를 채워놓고 전쟁터로 나가는데, 문득 생각하니 내가 전사하면 와이프는 평생 그 무거운 정조대를 차고 살겠구나 생각이 들었지. 그래서 가장 믿을만한 친구한테 열쇄를 맡기고, "내 죽으면 자네가 이 열쇄 아내에게 건네주게" 한 30리쯤 진군하고있는데, 먼지를 일으키며 질풍같이 달려온 친구놈. "It's a wrong key !!!" ================== 장남으로 사는 기분 글쓴이: 아식스 날짜: 2004.06.22. 11:21:07 조회: 50 글쓴이IP: 211.229.129.48 나 말고도 많은 장남들 있겠지만, 우리시대는 부모봉양하는 마지막 세대이고, 자식들에게서 봉양받지못하는 일세대가 될것같네. 옛날부터 장남은 하늘이 낸다고 하지.앞으로는 사내아이 셋중에 둘은 장남이겠지만.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좋은점도 있어 1. 자라면서 다른 형제보다 많은 관심(기대)과 사랑을 받지. 아들들 군대보낼때도 다르다구만 2. 한 스무살 넘으면 집안일의 결정에도 말석이나마 참여하고, 3. 특히 누나가 있으면 잘 챙겨주고, 4. 부모님 돌아가시고나면 제사때 제주가 되고, 같이 제사 모시지만 축문에 내이름 들어가는 것 그거 아무나 누릴수있는거 아니지 (아내는 힘들겠지만) 5. 많이 물려받고,(요즘은 아니지만) 6. 형제들이 그래도 내 결정을 잘 존중해주고, 7. 열심히 살고 제법 나이 들때까지 죽지않으면 집안 후손들이 그래도 명절에 맨 먼저 찾아주겠지. 난 80인 어머니와 함께 산다네.( 모신다는 말이 무색해서) 귀도 많이 어둡고 정신도 깜박깜박 하시니 가끔 당신 속옷을 삶는다고 태워서 아파트에 비상이 걸리기도하고..... 오늘 아침도 아이들 학교보내고 아내와 셋이서 아침을 먹는데 우리 어머니 그러시데, "내 방 위에는 무슨 공장이 있는지 저녁 늦게까지 쿵쿵거린다." "어머니 그 윗집에 국민학교다니는 딸 셋인 집인데 가들이 그래요" "아 경노당 나오는 2층 할매집에 아들이 없다더니 그집이구나" "어머니 우리집이 20층인데 어떻게..." "아이다 경노당에서 돌아오면 나는 1층에서 바로들어오는데(엘리베이터) 그 할매는 한층 올라간다." "아이고 어무이 ,어무이는 그거타고 20층 까지 올라오잖아요." "맞네. 허허허" 마누라까지 깔깔 웃었지만 점점 걱정되네. ========================== re: 범실은 불국사 인가? 글쓴이: 아식스 날짜: 2004.08.30. 14:01:55 조회: 16 글쓴이IP: 61.85.54.27 범실을 소개하네. 가원이 늘 나를 범실촌놈이니 어쩌니하는데, 석굴암에서 동해쪽으로 내려다보는 산자락마을, 경주에서 감포가는길 터널지나서 오른쪽으로 화랑고등학교 (대안학교) 있는 곳으로 시멘트 포장된 길을따라가면 거기가 범실이네 (아랫범실-하범) 거기가 고향이라 여섯살까지 살았지. 윗범실은 주민수도적고 접근하기더어렵지. 어른들 세대까지 호랑이가 늘 출몰하는곳이라 동해면 虎谷里였고, 범호자라 범곡리,범실로 불리네. 옛날 부터 토함산 풍부한 물과 찰흙같은 규조토 성분의 토질로 농사가 잘되어 동해면에서 일범실(제일살기좋은곳-농사기준)이라 했다는구만. 지금은 농사도 가치기준도 다르지만. 관심있는 친구들은 지나는길에 물통들고가서 아무집에서나 수도물받으면 그게 찬물내기라는 곳에서 나는 물인데 물맛이 정말좋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