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과 쉼이 있는 추억여행(2탄) 글쓴이: 新羅人 날짜: 2011.08.24. 14:24:10 조회: 96 글쓴이IP: 111.118.125.68 파일: ..205A4D~1.jpg 느림과 쉼이 있는 추억여행(2탄) 대부분의 성질 급한 3021들은 내가 없으면 입산이 되지 않는데도 벌써 설피밭으로 가버리고 몇 사람만이 남아 팬션주인이 만든 곰배령표 김밥을 챙겨 출발하니 왜 아니오느냐 성화가 빗발친다. 설피밭 산림보호관리소에 당도하니 약200여명의 무리속에 3021들도 뒤섞여 내가 오기를 어린새들이 어미새 기다리듯 고개를 길게 빼고 본다. 관리소 앞에서 길게 줄을 서서 곰배령 출입 명패를 교부 받는데 아뿔사!! 우리들의 명단이 없다. 팬션주인은 분명히 명단을 제출했다는데 없다. 나는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하는데 관리사무소안에서 명단을 확인하던 설피산장 주인이 퍽 쓰러진다. 주위 사람들이 깜짝 놀라 몸을 주무리고 야단법석을 떠는데 거짓말처럼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툭툭 털고 일어나니 모두가 어리둥절하다. 우여곡절 끝에 내가 복사해 간 3021명단을 근거로 출입명패를 교부 받는데 2명의 여성동무들이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아 간단한 신분 확인 후에 42명 전원이 출입명패를 교부 받으니 시간은 9시 40분. 내가 개인적으로 2년 전부터 꿈에 그리던 곰배령 트레킹이 시작 되었다. 양영 양수발전댐 상부댐이 조성되기 전에는 이곳에 마을이 있는지 조차 몰랐다는 설피밭(겨울에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설피를 신지 않으면 못 다닌다고)은 조침령터널 이 생긴 후 오지라는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고 대신 “생태의 보고”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달았다. 산림청은 점봉산이 활엽수로 이루어진 극상의 원시림으로 인정하고 산림유전자원보호림 지정하여 이 때문에 함부로 점봉산에 드나들 수가 없다. 인터넷으로 예약한 사람들 만이 강선골과 곰배령을 찾아갈 수 있다. 우리들에겐 다소 불편한 일이지만 이 숲을 지킬 수 있고 그래서 후대에도 점봉산의 숲을 볼 수 있다면 그 정도 수고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천상의 화원” 곰배령으로 가는 길은 설피밭 삼거리에서 시작되었다. 왼쪽은 곰배령, 오른쪽은 백두대간 단목령으로 가는 길이다. 보호림 관리소를 지나니 곧장 활엽수의 깊은 터널 속으로 든다. 2009년 우리나라 아름다운 숲길 대상을 받은 길답게 하늘을 가려주는 울창한 숲길과 길을 따라 흐르는 진동계곡의 맑고 청명한 계곡물 소리는 마음까지 씻어 주는 듯 하여 아마도 가장 시원한 여름산행인가 싶다. 나는 입산절차를 모두 마치고 동료들과 약20여분정도 차이로 늦게 출발했지만 왠지 마음이 급하지 않고 느긋하고 여유롭기만 하다. 앞서 가는 이경식부부, 윤능모부부들의 다정한 뒷모습들이 그저 이쁘고 3021들의 추억을 담아내느라, 아름다운 경치를 담느라 정신이 없는 최림호군의 사진촬영하는 모습도 그저 고맙고 아름답다. 가족들과 함께 트레킹을 하는 어린 꼬마들의 모습도 귀엽고 대견스럽다. 한참을 주위의 경치에 도취되어 오르다 보니 숲속에 약 10m길이로 길게 흰회색의 입간판 같은 것이 있어 무언가 궁금한데 길옆에 안내판이 있다. 어느 아티스트가 설치한 캔버스로 인간의 간섭없이 캔버스가 스스로 자연의 변화와 흔적을 채집하는 프로젝트란다. 어찌 보면 예술이라는 게 별로 어렵지 않다싶은 생각이 든다. 삼거리에서 강선마을까지는 쉬엄쉬엄 걸어 약 30분정도 사람들만 다니는 널따란 길이 계곡과 함께 활엽수림 속으로 이어지는데 할아버지가 운전하는 바이크 한 대가 사람들이 지나가기를 느긋하게 기다리는 모습에서 이 곳 강선마을 사람들의 여유로움이 보인다. 같이 길을 걷던 이찬우군이 우리들에게 어깨를 어쓱이며 한 나무의 잎사귀를 만져 보이며 그 나무의 이름을 아느냐 묻는다. 우리들은 모두가 모른다고 하자 이찬우군이 자신 있게 고로쇠나무라고 하는데 마침 뒤따라오던 숲해설가가 빙그레 웃으면서 아니라고 한다. 고로쇠나무와 비슷하여 “만주고로쇠”라고 한단다. 우리들은 80점은 된다고 칭찬하며 유쾌하게 웃는다. 강선마을은 예전에는 제법 규모가 큰 화전마을이라 강선리라는 별도의 행정조직을 가질 정도 였다는데 그러나 화전을 일구고 산나물이나 약초로 연명하는 삶에 지친 이들이 하나둘씩 떠나면서 지금은 몇 가구 남지 않았는데 강선마을이 산림유전자원보호림 안에 들면서 이제는 함부로 집을 지을 수도, 들어가 살 수도 없고 오직 마을을 지키며 살던 사람들만 이숲을 온전히 소유하는 여유를 누리고 관광객들을 상대로 돈벌이하며 여유롭게 사는 것 같아 세상은 참 아이러니하다 싶다. 2,3년전에 MBC에서 방송한 “곰배령 사람들” 이라는 프로의 무대가 된 곳이고 나는 그 프로를 보고 곰배령을 동경하게 되었는데 그 때의 기대감은 없고 조금은 현대화 되고 몇 집은 식당이나 상점으로 변해 실망감을 느낌은 나의 이기적인 욕심인가? 강선마을을 지나니 길은 오솔길로 변하고 계곡물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가 나오는데 이 징검다리를 건너면 이제 곰배령을 향해 가는 길이고 이제부터는 어떠한 문명의 이동수단도 들어오지 못하고 오로지 발품으로 움직어야 하는데 숲은 점점 깊어지고 계곡은 계속 동행을 자처하고 나서는데 길은 호흡이 가빠질 필요가 없을 만큼 부드러운 오르막길이다. 빽빽하게 길옆으로 늘어선 나무들이 주는 풍부한 그늘 아래로 걷고 있노라니 한여름의 뙤약볕이 그리워질 만큼 시원하다면 3021들은 믿을란가? 활엽수 그늘 아래는 양치식물들과 이름모를 야생화들이 도열하여 우릴 반기고 제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는 법이 없다는 강선계곡은 맑게 흐르다 우리가 심심할라치면 크고 작은 폭포를 만들어 우리들을 쉬게 하니 예술이고 비경이다. 계곡은 계속 깊게 이어지고 사람의 손길이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계곡과 숲들 속에 비바람에 쓰러져 썩고 있는 고목들의 자연회귀 모습을 보며 우리들도 언젠가 자연으로 돌아가리니 생각하며 높은 활엽수 사이로 보자기만한 하늘을 본다. 아침에 잔뜩 흐리던 하늘은 간혹 구름을 겉어 내는 듯 간간히 활엽수림 틈새로 햇빛의 커튼을 드리우고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매미소리 등 온갖 소리에 귀 기울리며 걷노라면 인간사회에서의 번뇌는 벌써 저만치 물러서고 밤새 내린 비의 영향으로 촉촉한 흙냄새와 풀냄새가 너무 상쾌하고 싱그렵다. 녹음이 우거져 푸른 비에 졎는 착각이 들 정도로 숲은 깊고 안개라도 피어오르면 아주 신비로울 것 같아 넓은 어머니의 품속 같다. 강선마을을 쉬엄쉬엄 지난 지 40여분만에 수량이 부쩍 줄어든 작은 계곡을 건너니 “강선마을 3.7km, 곰배령 1.3km”라 적힌 이정표가 있고 사람들이 쉬고 있다. 이제 조금만 다리품을 팔면 곰배령이다 싶어 힘이 난다. 길은 조금씩 경사를 더하는데 그렇다고 힘이 들만큼 가파르지는 않고 여전히 길 옆의 숲은 깊고 멀리서 싱그럽게 들려오는 계곡물 소리가 고맙다. 20여분을 이마에 약간의 땀방울이 송아릴 때 저만큼 앞으로 하늘이 자꾸 넓어지며 능선이 가까워짐을 알려준다. 차츰 차츰 그 깊고 짙은 활엽수림은 사라지고 곰배령의 정상이 조금씩 모습을 나타낸다. 아!! 곰배령!! 그렇게 갈망하고 동경했던 곰배령!! 곰배령이 보이기 시작하자 조금씩 조금씩 초원이 넓어지며 너무나 맑고 상쾌한 바람이 나의 흥분된 가슴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준다. 왜!“천상의 화원”이라 했는지 왜!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곳”이라 했는지 비록 안개가 내려 앉아 멀리가 조망되지 않아도 난 그냥 멍하니 바라만 본다. 차라리 운무가 내려앉은 모습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 넓은 푸른 초원에는 기대한 이상으로 야생화가 만발하다. 그 수많은 야생화들의 이름을 되내인들 무슨 의미가 있으리 청량한 바람에 온몸을 맡기고 그냥 바라만 보아도 괜시리 눈물이 난다. 곰배령에서 바라보면 한계령이 보이고 그 너머로 설악산 대청봉과 중청봉이 보인다는데 어딘지 모르겠고 작은 점봉산과 호랑이코뻬기봉은 바로 보인다. 초원을 보호하기 위하여 나무테크로 탐방로를 제한해 두어 “천상의 화원”에 드러누워 하늘을 올려다보지 못함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산에 오른다는 것은 비우고 오기 위함인데......... 초원은 기대했던 이상으로 여름 들꽃이 만발하다. 이름모를 형형색색의 꽃들이 “꽃바다”를 이루고 마치 식물도감을 펼쳐놓은 것처럼 꽃물결이 먼 길을 걸어온 탐방객을 반긴다. “천상의 화원”의 정취에 취하다 정신을 차리고 3021들을 찾으니 3021부인들 몇 명이 벌써 구경 다 하고 점심도 먹었다면서 하산 한단다. 이 곳에서의 기념촬영은 평생의 추억이라고 협박하고 욱박질러 모시고 탐방로 맨 끝으로 가니 3021들이 떼거지로 모여 앉아 김밥을 먹는데 주당들이 챙겨 온 소주와 맥주캔들의 빈 껍질이 즐비하여 괜히 다른 탐방객의 눈치를 살피는데 술에 취하고 꽃향기, 풀내음에 취한 3021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가가대소한다. 전부가 얼큰하고 흥겨운 기분으로 단체촬영을 하고 기분파 이원국의 삼삼칠박수로 다른 탐방객들의 박수를 유도하고 3021과 탐방객들이 목청이 터져라 “대한민국 만세” “경주중고 만세”를 외치고 웃고 떠들썩한데 곰배령관리인이 웃는 얼굴로 다른 탐방객들을 위하여 자리의 양보를 부탁하니 우리가 누구인가? 경주중, 고등학교 3021아니가!! 많이 아쉽지만 자리를 양보하고 하산 한다. 곰배령아! 잘 있거라! 언젠가는 다시 보자! 높이 1164m 일대에 나무가 울창하고 계곡이 깊어 국내에서 생태보존이 가장 잘 된 곳으로 희귀식물들이 많고 봄에는 산나물들의 보고이고 정상부에는 만여평의 광활한 초원지대를 형성하고 철따라 수많은 야생화들이 형형색색 아름다운 화원을 이루는 곳 곰배령!! 아쉬움을 뒤로하고 한 시간여 만에 하산하는데 자꾸 고개를 돌려 본다. 하산은 왔던 길을 되짚어 내려간다. 관리사무소에서 곰배령까지의 길 외에는 모두가 출입금지인지라 소변보기가 눈치가 보이는데 여성들은 더 어려울 거니 간이화장실 설치가 필요하다. 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3021특공조들은 곰배령 운무속으로 잠입하여 큰(?) 볼일도 치르고 무사히 귀환하니 대단하다. 3021담배조들은 내려오는 길에 틈만 나면 삼삼오오 계곡물을 바라보며 웅크리고 앉아 망중한에 졎는 모습을 연출하는데 실은................ 내려가는 길도 편안하다. 가파른 오르막이 없었기에, 내려가는 길도 여유롭고 곰배령만 벗어나면 다시 원시림의 짙은 숲 그늘이라 걷는 게 휴식처럼 느껴진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약 5시간정도를 트레킹하고 설피밭주차장으로 돌아오니 주차장 입구 주막에 손님들이 제법 북적이는데 가만히 보니 전부 3021이다. 강원도 유명한 옥수수막걸리에 배추전, 파전 안주를 곁드려 왁자지껄 하고 모두가 빰이 붉콰하고 흥겨워 일어날 생각을 않아 숙소에 세워 둔 버스를 긴급호출 했는데 주차장관리인이 주차비를 받지 않아 고맙게 생각했는데 가만히 보니 주막 주인이다. 한참을 막걸리파티로 하산주를 대신하고 물주는 이한희와 이원국이 호쾌하게 지갑을 열고 숙소에 도착하니 오후 4시 경 일부는 진동천으로 목욕을 가고 주당들은 어제 먹다 남은 삼겹살과 반찬을 안주로 술판이 벌어졌는데 내가 아침에 곰배령으로 출발할 때 미리 잡아 둔 민물고기로 매운탕을 끓려 놓기를 여주인에게 부탁을 해 두었는데 매운탕이 맹탕이라 주당들의 항의가 빗발친다. 나는 주당들의 술놀음을 뒤로 하고 진동천으로 신선놀음을 갔더니 그 곳에서도 여러명이 발가벋고 둘러 앉아 술 파티가 벌어지고 그 옆 1m 전방 갈대 속에는 3021어느분이 쌓아 둔 거대한 똥탑엔 똥파리들이 자기들 만의 파티가 한창이다. 남위진, 이원국, 손희락, 김상유 등 몇몇 3021들은 홀딱 벗고 진동천에 온 몸을 담그고 수캐 ㅈ자랑이 한창이고 서서히 어둠이 밀려오는데 서울에서 반가운 손님이 찾아 왔다. 이채윤부부가 장장 5시간을 차를 몰아 3021하기휴가에 합류한다. 우정이 무언지? 친구가 무언지? 고향이 무언지?? 반갑고 가슴 뭉클하고 코끝이 찡해 온다. 저녁은 유명한 곰배령 약초백숙이다. 한 마리에 오만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곰배령약초를 먹여 키운 닭이라 크기가 가히 칠면조만한 것이 12마리를 주문했는데 오늘 배 터지겠다. 내가 아침에 여주인에게 오후 6시에 백숙을 먹게 해 달라고 주문해 두었는데 곰배령트레킹으로 허기진 주당들이 계통을 무시하고 이사람 저사람이 빨리 먹게 해 달라고 채근 하니 속 좁은 여주인의 심술보가 자꾸 부풀어 간다. 결국은 사건이 터지고 만다. 마당에 설치된 대형솥에 닭을 삻고 있는데 장작불이 꺼지고 연기만 나는지라 주당 황재윤이 여주인에게 항의하러 간 것이 발단이라 술도 붉콰하고 투박한 경상도 사나이의 걸쭉한 말투에 오해한 주인부부가 한창 술 파티 중인 마당으로 나와 외치는 단발마!! 닭값만 주고 지금 당장 방 빼!!!!!! 서울이 고향인 듯한 산장주인은 알고 보니 산장을 운영한지가 3개월 정도이고(2개월전 현지답사시 예약할 때는 베테랑처럼 행동함) 부부가 몸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인 듯 했는데 예약 후 전화 문의할 때마다 말이 틀려 불안했으나 물릴 수가 없어 강행했는데 도착 때부터 사사건건 못마땅한 눈치다. 노래방기기를 가져 왔다.(분명 예약 때 전달한 사항이고 설치장소까지 의논함) 너무 시끄럽다.(분명 예약 때 무척 소란스러운 모임이라고 이야기 함) 함부로 이야기 한다.(경상도 투박한 사투리를 이해 부족함) 주최한 죄로 주인부부에게 대신 사과하고 간신히 진정시켰는데 이젠 3021이 난리다. 방 빼자! 나가자! 부당한 대우를 규탄한다!! 나도 방 빼고 싶지만 벌써 비용 대부분을 지불한 상태고 단체의 일은 감정보다 이성적으로 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고민하는데 너무나 고맙게도 부산아지메(김분이, 이연수) 두 분이 부산아지메답게 두 팔을 걷어 부치고 주인부부는 달레고, 3021사내들은 쥐잡듯이 몰아 부치고 하여 사태를 한 방에 제압하고 손수 나서서 닭백숙을 만든다. 하늘도 때 맞추어 비를 내려주어 모두가 산장안으로 피난 가 현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닭을 뜯는데 모두가 맞나다고 난리인지라 그저 고맙기만 하다. 60만원짜리 식사를 우리가 직접 날라다 피난민 식사처럼 쪼그리고 앉아 먹는 모습에 주최측은 죄인이 된 기분인데 모두가 너무 화기애애하다. 대단한3021! 아량 넓은3021! 진정 풍류객3021! 고맙다. 산장주인이야 우리를 푸대접하든 말든 우리는 우리끼리 즐겁다. 닭죽으로 배를 든든히 하고 산장주인이 마지못해 가져다 준 곰취장아찌 등 곰배령표 밑반찬을 맛나게 먹는 모습에 실소를 금치 못한다. 배 부르고 술부른 남녀들은 노래방기기앞에 삼삼오오모여 노래하며 춤춘다. 간혹 술 취한 사내들이 명곡(?)으로 흥을 깨어도 전혀 개이치 않는다. 주당들은 떠들썩하게 소주병과 씨름을 하고 일부는 진동천에 고추씻기를 가고 잉꼬부부들은 무리에서 살짝 빠져나와 흙길을 다정히 두손 꼭 잡고 걸어며 사랑을 이야기하고 가족을 이야기하며 구름 내린 밤하늘에 별을 찾는다. 얌전조들은 방으로 살싹 숨어들어 잠을 청하고 대부분의 주당들은 군대이야기에 핏대를 세우며 곰배령의 마지막 밤을 지세운다. 15일날 중요한 행사가 있으면서도 이 행사에 참석한 서경석군이 양양에서 21시30분발 포항행 버스를 타기 위해 무주파의 고수 이경식이 황재윤의 차로 데려다 주러 갔는데 표가 매진이라 23시30분 표를 끓었다며 다시 와서 한 잔 더 하고 또 황재윤차 이경식 운전으로 출발했다. (이경식군 너무 고맙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준 서경석군 고맙다. 서경석군은 새벽 6시에 경주에 도착함) 나도 밤 12시가 훨씬 지나 얌전조 방으로 잠입하여 비집고 누워 잠을 청하는데 진풍경이 벌어진다. 한 사나이는 줄기차게 이를 갈고 한 사나이는 잠 자면서도 계속 국어 강의를 하다가 심지어 소변보려 일어나 화장실로 가면서도 그치지 않는 신기를 선 보인다. 나는 모르는데 아침에 소문으로는 내가 눕자말자 기차화통처럼 코를 골아 모든 잡음을 한 방에 잠 제웠다는데 확인되지 않은 풍문일 뿐이다. 15일의 아침은 어김없이 밝아오고 부지런한 남녀들은 아침준비에 분주하다. 당초 계획은 산장에서 황태해장국으로 아침 예약이 되어 있었으나 아침을 직접 해 먹고 저녁을 맛난 거 먹자는 의견이 채택되어 취소했다. 아침은 특히 주당들이 어제 먹다 남은 매운탕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으나 매운탕을 덥히던 중 누군지 밝여지지 않은 누구가 매운탕 솥에 꽁치통조림을 투하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매운탕은 패기처분하고 닭수육, 닭죽, 라면 등으로 간단하게 아침으로 대신한다. 아침준비하느라 고생하신 3021아줌씨들 천날 만날 고맙습니다. 아침식사 후 노름 좋아하는 친구들이 모여 간단한 여흥을 즐기고 오전에 사업상 약속이 있다는 이채윤부부를 미안하고 아쉽게 먼저 보내고 다음으로 황재윤, 남호일부부, 손진영부부, 박중권부부를 눈물로 이별하며 미안한 마음을 담아 차기름 값으로 조그마한 성의를 전달했더니 황재윤은 기어코 부인대표에게(이원국부인) 제 전달하고 간다. 매년 행사시 마다 서울3021에게 미안한 마음 이다. 출발지가 경주이다 보니 항상 서울은 개인 출발을 하고 행사를 마칠 때까지 함께 하지 못하고 찬조는 많이 하고 무척 미안하나 서울3021들이 이해심이 넓어 우린 편안하다. 고맙다! 서울3021아! 부인들에게도 안부 전해 주소. 떠나기 앞서 산장여주인에게 계산을 청 하니 역시나 실망감을 안긴다. 예약시 써비스 하기로 약속한 것들을 민박협회에 벌금(소란 죄)을 물어야 한다며 10만원 청구 한다. 저렇게 사업을 해서 어떻게 하나 하는 연민의 정이 생기고 아침부터 여자와 말싸움으로 하루 종일 재수 옴 붙을 것 같아 지불 했다.(잘 했는강?) 서울팀들을 먼저 보내고 남은 35명이 출발하니 9시. 산장주인여자가 마지못해 빼꼼히 내다보며 작게 손을 흔든다. 비포장으로 울퉁불퉁한 도로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비록 사소한 소란도 있었지만 아쉬운 마음에 자꾸 고개가 뒤로 돌려 진다. 잘 있거라! 곰배령아! 다시 보자! 곰배령아!!! 버스는 양양 휴휴암으로 출발하고 Y담 등 웃음소리가 차안에 가득하다. 40여분을 달려 휴휴암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는데 아이고야!! 와 이렇게 덥노! 온 몸에 땀이 흐르고 북극에서 아프리카로 온 듯 하다. 집을 떠나면 집이 좋은 줄 알듯이 양양도 북쪽지방인데 역시 곰배령이 시원하고 여름 천국이였구나! 떠난 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곰배령이 그립다. 휴휴암은 4대관음도량 중 하나라 소문 났지만 절은 그저 그렇고 재벌기업총수와의 땅싸움인 듯 곳곳에 붙은 현수막에 눈살이 찌푸러진다. 그래도 마당에 조성된 해수관음보살상과 황금범종의 위용은 대단하게 느껴져 우리나라 시주님들의 씀씀이에 세삼 놀란다. 바닷가의 바위군상들은 제법 볼만한 경치이고 관음광장 옆 바닷가에 몰려 있는 수많은 물고기(대부분 황어) 때 들의 물보라도 장관인데 너무 무더운 날씨인지라 모두가 그늘만 찾는다. 횟집 옆에 3021들이 모여 있어 가보니 손희락군이 어제 아침에 김상유와의 장기 시합에서 진 턱으로 성게알을 안주로 하여 소주 파티를 벌리고 있어 모든 3021이 비싼 성게알을 안주로 한 잔씩 한다. 불심이 깊은 신자들은 법당에서 피서를 하고 서둘러 버스는 다음 관광지인 하조대로 출발하고 하조대에서 기념촬영만 하고 바로 점심을 먹기로 하여 하조대막국수식당에 11시40분에 식사할 수 있도록 예약했다. 하조대주차장으로 진입하니 차량들이 너무 많아 버스가 회차할 공간이 없다. 버스 회차는 김상유사장에게 맡기고 하조대로 갔는데 하조대 정자로 가야 하는데 선두의 실수로 하조대 등대로 갔어나 누구 한 사람 불평하는 사람이 없다. 하조대의 주변 경치는 기암괴석들이 많아 볼 만 했어나 모두가 건성으로 보고 단체촬영 한 장으로 하조대 관광은 마치고 주차장에 오니 아직 버스는 회차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부지하세월인데 김상유군이 부른 경찰차가 도착하여서도 약 30분 후에 간신히 회차하여 식당에 도착하니 12시 20분. 식당은 제법 크고 손님도 만원인데 우리들은 2층 별실에 에어콘 빵빵하게 틀고 양양명물인 돼지수육, 메밀전, 감자전, 막국수 등 준비가 완벽하여 우리를 감격케 하고 밑반찬도 참 맛깔나다. 주인부부의 후덕한 안내를 받으며 기분 좋게 식사를 하니 음식이란 손맛도 있어야 하지만 주인의 후덕한 인심도 음식맛을 더욱 좋게 하는구나 생각하니 곰배령 산장주인부부에게 견학을 권하고 싶다.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기분 좋게 식사를 하면서 우리가 가져 간 참소주와 맥주로 낮술을 마시며 시끌벅적하다. 기분 좋은 식사를 마치고 다시 버스에 오르니 13시 30분. 버스는 예정된 주문진시장 쇼핑을 취소하고 원탕온천으로 유명한 울진 덕구온천으로 출발! 약 2시간의 시간동안 뒷자리에는 술판을 벌리고 앞에서는 이원국, 윤능모, 남위진, 신순복 등 재담가들이 줄줄이 나와 Y담으로 차안 공기를 덥게 하나 누구 한 사람 덥다고 불평이 없다. 버스는 15시경 덕구온천에 도착하여 대온천장으로 향하니 이곳에서도 3021의 위용은 어김없이 발휘된다. 송재철군이 덕구온천호텔 회장에게 연락하여 입욕비를 2,000원씩이나 할인 받으니 주최하는 입장에서는 그냥 고맙고 고맙다. 왠지 목욕을 거절하는 서동호부인을 제외한 34명이 유명한 덕구온천물에 여행으로 피로한 몸을 푹 담그고 망중한을 즐겼다. 2시간 정도의 온천욕을 즐긴 3021은 다시 버스에 몸을 실고 포항으로 출발. 포항까지는 정체되지 않는다면 2시간 30분정도 버스 속에서 곧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각자의 여행 소감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특히 송재철군의 경주사랑과 원자력에 대한 이해를 당부하는 발언에 모두가 숙연해지고 감동 한다. 버스 속에서 3021임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관광버스 춤판이 벌어지는데 여성분들은 당연하고 손희락군의 춤솜씨가 가히 압권이다. 웃고 떠들며 오다보니 예정시간보다 약간 늦은 19시 20분에 미리 저녁을 예약한 포항 시내 덕수물회(서경석 동생이 운영하고 포항에서는 유명함)에 도착 한다. 식당으로 들어가니 12,000원짜리 물회를 예약했는데 15,000원짜리로 거창하게 준비해 두어 고맙게 맛나게 먹고 떠들며 여행 마지막을 보낸다. 건배가 계속이어지고 소주, 맥주의 빈병은 쌓여만 가고 나도 책임감에서 벗어나 홀가분한 마음으로 한 잔 하는데 가히 꿀맛이다. 나는 집이 포항이라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버스는 경주로 출발하여 대구팀과 부산팀에게 술 2박스씩 선물하여 멀리서 온 3021에게는 절대로 빈손으로 보내지 않는다는 주인정신을 경주본부팀들이 보여주었다는 후일담을 듣고 또 감사하게 생각했다. 이번 여행은 하늘이 도움을 주어 수봉할배의 음덕인가 싶고 분명 서툴고 마뜩잖은 일들도 많았을 텐데 모두가 즐거웠다고 공치사를 하니 고맙고 미안코 아쉽다. 아무쪼로 함께 해준 3021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고 부디 건강하고 복된 삶을 영위하시어 많은 날들을 항상 만나 우정과 사랑을 나눌 수 있기를 기원한다. 장문을 쓰다 보니 눈이 침침하여 복기를 못하고 올리니 잘못된 표현이나 문맥이 맞지 않은 내용이 있더라도 경주중,고3021의 명석한 두뇌로 스스로 알아서 이해하소. 나는 3021임이 참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