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에 있은 일 . 글쓴이: 민시기 날짜: 2007.04.19. 02:51:02 조회: 111 글쓴이IP: 71.96.168.85 다섯 명이나 되는 종업원들이 빈둥빈둥 월급만 축내고 힘든 일 궂은 일은 안 할라 칸다. 사장인 내가 시범을 좀 보이려고 팔 걷어 부쳤다. 무거운 박스도 날르고 walk-in-cooler(30평쯤 되는 대형 냉장고)에 몇시간 동안 들어가 시들어 가는 꼬치도 동태 만들었다가 북어 만들었다가 단련 쫌 시켰는데..... 아뿔싸,옛날과 다르다 . 마음은 안그런데 어깨는 축 처지고 허리를 못 펴겠다 . 안 펴지는 허리를 좀 펼라면 술이라도 쫌 디가야제? 맥주 한캔만 먹기로 했다 . 고런데 안주로 묵은 도토리 묵이 울 장모님이 손수 줏어서 정성들여 만드신 사위 사랑 그 자체다. 한캔을 먹고 두캔을 마셔도 넘치는 장모님의 사위 사랑이 어찌 모자람이 있으리요? 넘치는 사랑 안 흘리고 다 받아 챙겼더니 빈 깡통만이 큰 걸로 여섯개가 생겼더라... 음주 운전 한번 더하면 추방이니 조심해야제? 책상에 다리 올리고 의자에 앉은 채로 한숨을 잤다 . 새벽에 깨어서 음주 운전 안 하고 선량한 시민으로 준법하여 집으로 와서 자고 깼으니 어제는 가고 오늘이 온 것이라. 다시 출근하는데 운전이 영 어색하다 . 차선도 잘 못 지키겠고 앞차가 저멀리 있어서 속력을 낼라치만 금방 추돌할 지경이었다. 오른쪽 눈알이 좀 가려운것도 같아서 왼쪽 눈을 살짝 감아봤더니 오마이,갓.한개도 안 보이고 깜깜하다. 큰일났다. 너무 과로했나,아니면 술 탓인가? 나는 눈에 관해서는 정상인이 아니라 오른 쪽 눈에 망막출혈증이 있는 반 실명인이다. (내가 장차 우안실명하리라고 예언한 사람이 있긴 있었는데 그게 어디 믿어야 할 이야기인가?) 고혈압으로 눈에 핏줄이 터져 피가 눈 속에 고이고 사물을 보면 고인 피를 통해서 빛이 굴절해 들어오니 내눈에는 사물이 바로 보일리 없다. 피가 고인 눈으로 기둥을 보면 위에는 굵게 밑에는 가늘게 보이기도 하고, 또 부분 부분이 떨어져 나가거나 찌그려진 모습으로도 보인다 . 참으로 축복인것은 아픈 눈으로 사람을 볼라치면 아무리 뚱뚱한 아가씨도 홀쭉하고 예쁘게 보여서 사람에 따라서 뚱뚱보는 오른쪽 눈으로 홀쭉이는 왼쪽 눈으로 보면 모든 여자가 다 호리호리 날씬날씬 하늘하늘한 미인이라 나는 늘 쭉쭉빵빵 만 보고 사는 것인기라. 고칠라고 용섰다 . 그런데 고쳐지지 않는다고 했다 . 더 나뻐지지 않게 하는게 치료라고 했다 . 그래도 내가 이나이에 뭐 피눈물 흘릴일이 있나 싶어 고인 피라도 빼낼라고 했더니 의사들이 혈압부터 낮추고 오라했다 . 약먹고 정상 혈압 만들어 갔더니 이번에도 또 안 해주고 테스트 해보고 수술하잔다 . 손등의 혈관에다 노란 링게루를 주사하고 눈에 다가는 엑스레이를 찍어 노란 링겔액이 눈으로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를 보는 테스트였다. 눈이 노랗게 되면 피를 빼는 수술을 해도 다시 피가 찬다는 증거이니 수술할 필요가 없다는것인데 , 빌어먹을 결과는 하늘이 노랬고 그 과정에서 간호사가 내 손등 혈관이 아닌 근육에다 링겔을 꼿는 바람에 나는 반 실신상태까지 갔었다. 그러고 나니까 그누무 병원에 이제 다시 가기 싫었다 . 주사 잘못 논 뚱뚱보 간호사가 너무 무서워 좀 이쁘게 봐 줄라꼬 아픈 오른쪽 눈으로 봤는데도 역시 얼굴이 삐쭉삐쭉하고 군데군데 살점이 떨어져 나간 마귀모습이었다. 알고보이 우리 백형께서도 나와 같은 이런 눈 상태로 십수년을 살고 계신게 아닌가? "에라 ,까짓거 ,애꾸 눈 밖에 더 되겠냐?" 애꾸눈이라면 해적선의 선장이 연상되었고 파이프 물고 있는 선장이 어쩐지 멋 있어 보여서 "애꾸눈 되면 해적두목하지 뭐." 하며 나는 그 때 부터 치료를 포기했다 . 아내가 다니는 안과에서 자꾸 오라고 연락이 왔다 . 아내가 의사를 꼬드겼는지 아니면 진짜로 그런지는 모르지만 가만히 두면 정말로 봉사된다고 했다 . 다른 눈 까지 전이 될 수도 있다 했다. 그래도 나는 속으로 "우리 11살 많은 행님도 괜찮은데' 의사가 그정도로 겁주지 않고서야 어디 환자가 가겠어?"하며 무시하다가 오늘 이렇게 오른 쪽 눈이 깜깜해진 것이다. 진짜 봉사되나 싶어 겁에 질린채 겨우겨우 주유소까지 왔다. 아내는 내 눈이 안보인다는 말만 듣고서 이미 반쯤 죽어서 어쩔 줄 모르는데 아들이 직장서 조퇴하여 응급실로 데려 갔다 . 첨단 기기로 이리저리 헤집어 본 응급실 의사 왈 너무 늦어서 이미 실명은 하였는데 ,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안구가 메말라 자꾸 수축되어서 건포도 처럼 마른 오징어 누깔이 될 거니까 포도를 싱싱하게 저장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 그러면서 그런 수술을 할 수 있는 망막 전문의를 소개해줘서 .. 우리 세 사람, 황당하고 기 막힌 가운데 그래도 하나님한테 기도하며 소개해준 닥터에게 갔었는데 여러 가지 컴푸터 기기로 눈 속을 완전히 까뒤집어 본 의사가 핏줄 하나가 터져서 눈속에 피가 홍수를 이루어 지금은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신경이나 조직이 파괴된것은 아니고 그 피만 제거하면 다시 볼 수 있는데 그 피는 스스로 없어지기도 하니까 며칠 경과를 봐 보고 계속 피가 없어지지 않으면 그 피를 제거 하는 간단한 수술을 한 30-40분간 하면 된다꼬 .. 일주일 후에 오라고 시간 정해주고 그 때 수술하던지 하면서 약도 한개 안 주고 잘 때 피가 밑으로 빠지도록 고개를 좀 세우고 자라고 ... 빌어먹을 응급실 의사의 주둥이를 찢고 싶은 괘심함과 더불어 안도와 희망을 주신 닥터는 주님이 날 구하러 보내신 사자같이 생각되더라. 긴장이 풀리니 갑자기 배가 고파 와서 밥 묵으러 들어 갔는데 두눈의 핀트가 안 맞아 젓갈질도 제대로 안 되더라 . 아들 돌려 보내고 안대 사서 한눈 막고 일하러 오는데 수목이 각씨 염려되어 전화가 왔다 . "와 ,아푸이까네 좋네,처제가 다 관심 가져주고..." "형부 애기 같아요." 이젠 웃어 제낄 여유까지 생겼다. 둘찌 처제는 아예 울먹이며 전화했다. "형부 ,어쩨요?우리 부부 금식기도 할 거라예 ." 잉,이건 너무 하잖아,죽을 일도 아닌데 ... 그래도 참 놀랍고 고맙다. 곧 이어 딸년이 전화해서 내가 무사하다는걸 확인하고는 엉엉 운다. 우리 마누라가 여러 사람에게 겁을 준 모양이다. 그래도 좋다. 내 혼자만의 내가 아닌 것을 확인했다 . 나는 아빠고 남편이고 사위고 형부였다. 그리고 또 이글을 읽는 사람들의 친구 일테지? 늦은 뉴스를 봤다 . 버지니아대에서 전대미문의 총격사고가 났단다. 아차,수목이 아들 댕기는 데가 버지니안인데. 걱정이 되어 전화를 했다 . "에이씨,하머 노망하나, 지미있는 데는 미시간이다. " 수목이 핀잔도 대수롭지 않았다. 그런 어제와 오늘 이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