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 뭐길래 글쓴이: leebuda 날짜: 2006.12.07. 16:09:57 조회: 95 글쓴이IP: 125.131.78.17 68세 남자가 느릿느릿 한쪽 다리를 끌면서 진료실을 들어온다. 얼굴은 오랜 투병으로 지쳐 버린 듯 무표정하다. 혈압을 재면서 그동안의 근황을 물어보고 처방을 쓰는데 갑자기 "원장님은 내 부탁을 다 들어 줄 수 있읍니꺄?"하고 묻는다. "제가 가능한 일이라면요. 뭔데요..?" "제가 차를 몰고 다시 한번 고향에 가는게 소원입니다. 제고향은 충주인데요. 옛날 내가 걸어 다니던 길을 이런 몸으로 걸어볼 수 없으니 마지막으로 죽기전에 운전이라도 해서 마음껏 고향에 가볼랍니다. 제가 13년전에 중풍 맞고 얼마 안있어 고향가다가 하루에 남의 차 5대를 망가뜨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운전을 포기하고 (가족의 만류로) 지금까지 얌전히 지냈는데.... 이렇게 살면 뭐합니까? 가고 싶ㅇ은 고향에도 못가보고...." 지난 토/일요일 어머니 기일이라 경주에 다녀왔습니다. 언제나 어머님 품같이 포근한 고향 내음이 내몸에서 채 떠나기도 전에 다시 고향으로 가고프게 만든 환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