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날 경주에 있었던일(전반) 글쓴이: 이상동 날짜: 2004.11.02. 17:42:24 조회: 82 글쓴이IP: 61.74.113.192 2004년 10월 30일 오후 3시 평소 토요일엔 오후 2시까지 진료하는데 오늘은 한 시간이나 초과 되었다. 큰일이다 4시에 고속철을 타야 하는데 .... 자꾸 말 시키는 환자가 짜증 스럽다. "여보, 나 바빠서 집에 들를 시간없어. 서류 가방에 내가 아침에 챙겨놓은 마라톤 용품 넣고 빨리 병원으로 와서 압구정역 까지 날 좀 태워다 줘!" 양복 정장차림에 운동 가방을 들고 가기가 이상해서 서류 가방에 운동화랑 옷을 넣고 오라고 했다. " 여보, 당신 나이가 50이 넘었수. 딸린 식구가 네명이오. 당신은 원래 나보다 술이 약한 사람이오. 친구들 하고 딱 한잔 이상 하면 당신 그 때부터 실수 하는거유. 뛰다가 힘들면 무리하지 마시고 ....." 차안에서 조잘대는 마눌의 잔소리를 멀리하고 지하철역으로 달려가 표파는 곳으로 갔다. "아저씨, 서울역에서 KTX 타는거 맞죠?(혹 용산역 아닌가 생각하며..)" 중간에 충무로에서 갈아타고 서울역에 도착하니 고속철 출발 5분전 3시 55분 - 불알에 요롱소리 나게 고속철 안내판을 보며 달렸다. 기나긴 열차간에 우선 몸을 싣고 천천히 내 좌석을 찾으러 가는데 벌써 기차는 출 발한다. 하마트면 기차를 놓칠 뻔 했다. 어휴~ 안도의 한숨을 한 번 내쉬고 자리에 좀 좁아 보이는 자리에 앉으니 서쪽 하늘에 기운 가을 햇살이 따사로이 차창을 때린다. 오후 4시에서 7시 16분( 기차 안에서) 옆자리엔 고등학교 여학생으로 보이는 학생이 벌써 얼마나 피곤했던지 많이 흐트러진 자세로 깊은 잠에 빠진 것같다. 살(?)이 닿을 것처럼 이상하리 만큼 좌석 배치가 좁게 되어 있어 동년배의 이성이라면 금방 정분이 날 것만 같았다. 잠깐 사이 시속 300으로 달리는 고속철 차창 밖으로 가을 걷이가 한창인 들 풍경이 펼쳐진다. 그런데 이상하다 저건 우리 풍경이 아닌데 하는 것이 들판에 보인다. 15년 전 프랑스 여행때 타보았던 TGV에서 보던 풍경 - 밀레의 그림에서나 나올 법 한 밀 짚을 돌돌 말아 커다란 나무토막 처럼 만들어 놓은 것 - 저것은 분명 우리 농촌 풍경이 아닌데..... TGV 들어 올 때 따라 들어 왔나??? 가을 타작할 때 나오는 짚베까리는 안보이고 볏짚 '김밥말이?' 로 만들어 놨네... 가을 만 되면 힘들고 지겨웠던 타작이 생각났다. 발로 밟는 탈곡기 소리 ~ 타~작 타~작 ( 그땐 그렇게 들렸다.) 탈곡기 바로앞엔 알곡씩 쌓이면 (멀리 날아 가는 건 쭉쟁이) 어른들이 치우고 탈고기 뒤로 던져진 짚단은 여자나 아이들이 해야할 일이다. 기초부터 차곡 차곡 잘 쌓은 짚동은 웬만한 지붕보다 높아 온동네가 다 보이는 듯, 그위에 누워서 파란 가을 하늘 쳐다보곤 했던 생각이 난다. 짧은 가을 해가 서산을 넘어가고 어느듯 어둠이 내리고 꿈같이 달린 1시간 44분 - 화려하게 변한 동대구역에 나를 내려놓고 고속철은 최종 목적지로 달려가 버렸다. 낯 선 이방인처럼 플랫홈에 잠시 서성이는데 " 계속해서 경주 포항방면으로 여행하실 분은 6번 홈으로..."하는 멘트가 나온다. 6번 홈에 가니 옛날 그 기차 기분이 나는 열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올라타고 빈 자리를 찾아 앉았다. 열차 안이 조금전과는 차이가 많았다. 우선 사람도 시끄고 차도 시끄러웠다. 그러나 좌석은 넓게 배치되었고 입석 공간도 많았다. 똑같은 철길 위를 달리는 데 마치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처럼 흔들리고 시꺼러웠다. 옛날 중학교 시절 불국사 역에서 통학하던 생각이 났다. 순진한 학생들은 남학생 칸과 여학생 칸을 잘도 지켰지... 최소한 내가 속한 울산 방면- 울통 학생들은... 간혹 한달 씩 패스 권을 사지 않고 무임승차 하고 다니긴 했지만.... 저녀 7시가 가까워 지자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 순동아, 참가재미 회집으로 가자~" 전화하는 중에 벌써 입에 침이 돌기 시작한다. 배가 고프니 완행열차는 더욱 더디게 가는것 같다. 아화역, 건천역, 모량역 ....귀에 익은 시골 정거장이 지나가자 드디어 동대구를 출발한지 1시간 40분 만에 경주역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조우한 도터소와 횟집으로 직행했다. 성희, 도형, 도현를 만나고 자연산 생선회를 콩고물 야채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는 맛 ~카~ 하면서 털어 넣는 소주 맛에 벌써 마누라 잔소리는 아예 내 사전에 없어 진지 오래다. 소주 한병 추가.... 또 한병 ... 하다보니 벌써 나는 혀가 꼬부라진 것 같다. 그 다음날 물어 보니 7 병을 마셨단다. 내 평소 주량은 소주 반병인데... 그러고도 또 2차를 간 친구를 뒤로 하고 내일 마라톤을 위해 도터소 집으로 갔다. 12시 정도에 잠자리에 들었다. 도터소 신랑 각시 자는방 건너 책이 무지 많은 서재 방에서 마치 내가 집 주인인양 네다리 쭉 뻗고..... (퇴근 시간 관계로 오늘 이만... ) 11월 둘째날 오후 5시 40분 ============================================ 진짜 10월 마지막 날 경주에서 있었던 일(후반부) 글쓴이: 이상동 날짜: 2004.11.04. 18:26:03 조회: 89 글쓴이IP: 61.74.147.113 10월 31일(일요일 ) 시집가는 날 등창 난다는 말 처럼 새벽 5시에 배가 아파 눈이 뜨져 화장실로 갔다. 설사를 하고 방에 다시들어와 누워 있어도 잠은 오지 않는다. 한 두 시간 가량 누워 있으니 집주인이 나와 따뜻한 커피와 미수가루를 태워 주었다. 마당에서 아버님에게 인사드리고 재수씨(순동 부인)의 배웅을 받으며 황성공원으로 가기위해 집을 나섰다. 이 집 안주인은 바깥 양반을 하늘 같이 밑는지 전혀 잔소리라곤 없는 것 같다.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잘 뛰고 오세요~!" 할 뿐이다. 나는 아직도 술 기운이 남아 약간 어지러운 것 같은데 도터소는 전혀 그런 것 같지 않다. 7시가 조금지나 도터소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황성공원으로 갔다. 옛날엔 도토리 나무가 많았고 돌자갈만 많은 쓸모 없는 버려진 땅이 이렇게 많이 변했나... 30여년전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라는 말처럼 주위에 아파트며 집들이 즐비하다. 차를 길 가 도로에 세워두고 운동장으로 걸어가는데 벌써 확성기 소리가 요란하고 원색의 운동복차림으로 준비운동하느라 여기저기가 요란하다. 내 배 속도 점점 요란해진다. 얼른 화장실을 찾았다. 화장실 앞에 줄 선 사람들이 백명은 되 보인다. 아뿔싸~ 집에서 한번 더 보고 올 걸.... 지금 후회 한들 무엇하랴. 꾹~ 참고 20분 가량 기다리니 내 차례가 왔다. 그런데 나오는 사람이 미안한 표정을 하길래 이싱하다 생각하며 들어갔는데 좌변식 변기에 오물이 넘친다. "으~악" 하고 다시 나와 옆에 다른 줄 선 사람한테 양해를 구했다. 앞으로 먼저 온 사람이 먼저 볼 일보는 합리적 "화장실 줄서기" 캠페인이라도 해야지, 줄 잘못서면 낭패가 되는 일이 없도록 선진국 처럼 First come,First served........... 하늘이 노랗게 보일 정도로 고통의 순간을 보내고 밖으로 나오니 도터소가 운동장 앞에서 어울리지 않는 내 서류가방을 들고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파아란 잔디 축구장을 가로질러 소지품 보관소 앞에서 마라톤 복장을 하고 급히 출발선으로 달려 갔다. 몸을 풀 시간도 공간도 없이 출발 선에 서자 마자 사회자의 분위기 띄우는 함성 몇번 지르고 곧바로 출발했다. 북천내 다리를 지나 경주역앞을 달리는데 또 배가 좀 편치 않았다. 좌우에 보이는 건물마다' 저 안에 화장실이 있을까?' 하고 쳐다 보는데 나같은 사람이 제법 있는지 달리다 말고 건물안으로 뛰어 들어 가는 사람도 보였다. 처음 부터 기록에는 관심없이 모든 사람들 다 보내주고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달려야지 마음먹었다. 걷거나 멈춘다는 것은 포기를 뜻한다고 생각했다. 길 가에 시민들도 박수와 격려를 해 주는 모습이 예전과 다르다. 많이 선진화된 시민 모습이다. 도시 전체가 온통 길을 막고 교통이 통제 되어 불편이 많을 텐데도 박수를치고 환한 얼굴로 웃으면서 달리는 사람들을 격려하는 모습이 너무 좋다. 모두 촌수는 좀 멀지만 우리 아재 아지매 조카 들 아닌가....? 어느듯 시내를 빠져 나와 서천내를 끼고 달린다. 바람도 잠든 따뜻한 가을 아침에 유유히 흐르는 서천내위에 안개가 살포시 깔려 있다. 파란 잔디에 붉은색 우레탄 조깅트렉이 보인다. 차라리 옛날 서천내 모습이면 더 고적지 답지않을까? 생각해 봤다. 10Km 정도 지나자 말없이 달리는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가 자못 엄숙하게 들린다. 그런데 어디서 스피커를 단 자전거가 가까이와 " 사랑은 아~무나 하나~" 음악을 들려 준다. 나도 힘이 나는것 같았는데 달리는 모든 사람들이 좋아 하는 것 같다. "달리라 말이가?, 춤추라 말이가?" 하는 40대 중년의 투정이 나를 더 웃겼다. 달리는 곳곳에 음료수와 찬물 스폰지를 공급하는 곳이 있었고 롤러 블레이드를 탄 자봉들이 쥐가 나거나 아픈 사람을 위해 스프레이를 뿌려주기도 했다. 그런데 그놈의 스프레이 냄새가 어찌나 나의 코를 자극하는지 콧물이 줄줄 흐르고 코가 맵고 막혀 입으로 숨을 수 밖에 없었다. 다음에는 여기에 대비해 꼭 약을 갖고 와야 되겠다 생각했다. 이제 술 기운은 없어지고 내 페이스를 찾아 달리기 시작했다. 힘 빠진 사람들을 앞질러 제법 속력을 내 달리기 시작하는데 도터소는 벌써 반환점을 돌아 오고 있었다. 전혀 빼빼 마른 달림이 체형이 아닌것 같은데 잘도 달린다. 달리는 사람들의 옷도 여러가지 이지만, 달리는 포옴도 가지 가지.... 고개를 숙이고 땅만 보고 달리는사람, 고개를 들고 입을 벌리고 달리는사람, 八자 걸음으로 달리는 사람, 팔을 앞뒤로 흔들지 않고 춤추는 것처럼 흔드는사람..... 보폭을 넓게 성큼성큼 뛰는 사람, 힘이 빠져 발이 떼 지지가 않는지 짧은 보폭에 상체만 흔들어 대는 50대 아저씨, 무거운 히프의 반동(?)을 이용해 달리는 아줌마... 상체 뒤에 저마다 소속된 클럽의 이름을 달고 달리는데 '울산독립군'이란 것도 있었다. 아니! 그런데 저건 뭐야? 서양 광대 피노키오 복장을 하고 뛰는 서양인도 보이네...... 순간 나는 다시 한번 내 뒤통수를 얻어 맞은 것 같았다. 저 서양인의 마음을 내가 배워야지! 여기는 나 혼자 만의 마라톤이 아니야! 시민의 축제야! 그러면 내가 좀 힘들지만 가면도 쓰고 무거운 분장도 하고 달리면서 시민들을 웃겨 줘야지..... 고맙소! 당신이 하신 만큼 나도 당신 고향에 가서 달려드리리다. 고향이 어디요? 보스톤? 런던? 뉴욕?..... 세계적인 축제 마라톤이 열리는 도시를 떠 올리며.... 그땐 내가 갓 쓰고 한복 도포자락 휘날리며 한번 달려 주리라......ㅎㅎㅎㅎㅎ 처음 달려 보는 하프 21km 초반에 오버페이스 않아야 완주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달렸는데도 자꾸 빨리 달려 보고싶었다. 여자 달림이 한테 쳐지기 싫어 죽기 살기로 다렸다는 어느 친구의 말이 생각나기도 했지만 김상유 부인 같은 슈퍼우먼도 있으니깐 여자라고 함부로 덤비면 안될 것 같아 일찌감치 여자 따라 잡는 것도 포기하고 그것이 적중했다. 힘들게 19km표지판을 보이고, 확성기 소리가 점점 크게 들리는가 했더니 벌써 골인 지점이다. 전광판에 내 기록이 나오나 하고 관심이 갔지만 그것이 오늘 내 목표가 아니다 생각하고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데, " 여보" "아빠, 축하해요!" 하는 사람들의 말 소리가 내 귀에 들리는 순간 그것이 마치 나에게 하는 말 같이 들려 가슴이 찡~했다. 아무도 반기는 사람없는 쓸쓸함이란 이런 것이구나! 생각하며 그 자리를 떠났다. 그때 뒤에서 2시간 4분이란 방송이 들렸다. 그동안 노력이 없었다면 어떻게 내가 21km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단 말인가? -나도 해 냈구나- 너무나 기쁘다. 이런 맛으로 사람들은 달리나 보다. 등산가들이 높은 산의 정상에 섰을 때도 이런 기분이리라. 칩을 반납하고 음료수와 빵을 받아들고 옷 보관소로 갔다가 도터소와 가까운 목욕탕으로 갔다. 목욕탕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갔다. 또 설사다. 그런데 이번에는 색깔이 육개장 처럼 벌겋다. 아뿔싸! 이런게 피똥인가??? 곰곰히 생각해 보니 어제저녁에 먹은 초고추장인 것같다.....ㅎㅎㅎㅎㅎ. 나와서 저울에 몸무게를 달아보니 68.5KG다. 평소 71KG 에서 2.5KG 빠졌다. 다른 사람에게 물어 보니 하프 뛰면 1.5KG 정도 빠진단다. 그러면 나ㅡㄴ 달리기 1.5kg 와 설사로 1kg 가 더 빠졌으니 내 몰골이 말이 아니다. 아침에 면도도 않고 나왔으니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마치 몇달간 히말라야 등정을 마친 사람처럼 보인다. 아픈 다리를 이끌고 다시 운동장 앞으로 김상유가 한다는 '달밫 걷기대회' 뒤풀이 장소를 찾아 갔다. 그런데 골인지점에서 구급처치가 필요한 사람이 생긴 모양이다. 방송으로 사람을 찾길래 혹시나 하고 가 봤더니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 달림이가 골인 지점을 통과한 후에 실신한 모양이다. 조금 지나 괜찮아 지는 걸 보고 다시 친구들 있는 곳으로 가는데 어떤 사람은 업혀서 급히 가는 모습도 보였다. 모두 풀 코스 한 사람들인 것 같다. 역시 풀 코스는 겁나는 모양이다 생각하며 김진하와 어부인께서 준비해온 아주 부드럽게 잘 삶은 족발에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데 김병화가 얼굴이 하얗게 되서 왔다. 진짜로 나는 풀코슨 안 할껴... 마음 먹었다. 옆에 있는 도형이는 10Km를 뛰었는데 지난 봄보다 무려 8분 시간이 단축되었다고 좋아했다. 그래, 뭐 풀만 달리기 인가? 죽을 수도 있는 모험을 할 나이는 지났지.... 마라톤도 안하는 진하는 착한 어부인과 함께 우리를 위해 이렇게 맛있는 것을 준비해 수레로 끌고 왔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고맙다. 진하야! 담배 끊고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살자! 참좋은 여행 김상유는 못 보고 자리를 옮겨 포석정 입구 어느 호젓한 장소의 한식집으로 갔다. 도터소 내외.진하내외, 도형,도현이, 늦게 도착한 경석이와 함께 맛있는 동동주에 파전에... 맛있게 먹고 있는데 서울에서 전화가 왔다. 재경 6기 체육대회 격려차 서울간 몸성희였다. 어제밤 나를 술 먹이고 또 도현이와 2,3차 한 사람이 언제 서울은 갔는지..... 자기가 없어서 미안(?)하단다. 내년에는 꼭 같이 뛰겠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나는 술이 취하면 말이 많아진다. 꼬부라진 혀로 어부인들 앞에서 재롱을 피웠는지 추태를 보였는지 모르겠다. 음식점을 나와 하루 종일 친구들 시간을 뺐었다는 미안한 마음에 형님댁에나 가볼까 생각하는데 손가이버가 만나잔다. 역 근처이니까 기차시간에 늦을 염려가 없어 형님댁에 가는것 포기하고 유명약국에 갔다. 이층에서 여러가지 얘기를하다가 오늘 설사한 얘기를 했더니 얼른 약을 주면서 아침에 얘기 했으면 자기가 오토바이로 갖다줬을 걸 한다. 아니 뭐 이런 친구가 다 있나 싶었다. 말만 들어도 감동그 자체다. 당번 날이라 근무 중인 손가이버 일하는데 나는 잠 한숨 늘어지게 자고 나니 저녁시간이다. 맛있는 고디~이 국에 재피 팍팍뿌려 땀흘리며 먹고 기차타러 갔다. 경주역에서 동대구까지는 완행통근열차다. 벌써 앉을 자리는 없고 서 있는 사람도 제법 많았다. 아픈 다리로 서서 가는데 아화역에서 50대 후반의 밉지 않게 생긴 여자가 타자마자 내옆에서 신문지를 펴드니 깔고 앉는다. 그러면서 나보고도 앉으라고 서스럼없이 권한다. 나도 마침 츄리닝 복 차림이라 고맙다고하면서 앉았다. 바닥에 앉으니까 무지하게 편하고 그 아줌마와 얘기를 하면서 또 다리가 아파보이는 다름 사람들에게 신문지도 나눠주면서 앉으라고 하니까 금방 옆사람과 친해진 느낌이었다. 그래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하지않았던가? 다리 아픈데 체면이고 뭐고 가릴거 없지.... 동대구에서 고속철을타고 서울역까지오는동안 내내 그 완행 열차 바닥에 신문지 깔고 가는것 보다 못한자리에 -낯선 젊은 부부(?)와 마주보는- 자리에 앉아 갖은 느끼한 장면을 다 참아 가면서 왔다. 완행열차의 우리 누님 같은 아줌마를 벌써 그리워(?) 하며.... 집에 도착하니 11시 30분 - 씻고 자리에 누우니 잠이 쏟아진다. 금년 일년중에 가장 추억에 남는 하루를 나는 이렇게 보냈다. 벌써 내년 벛꽃마라톤이 기다려진다. <끝> =================== 동아 오픈 마라톤 사진 글쓴이: 아식스 날짜: 2004.11.03. 13:52:26 조회: 90 글쓴이IP: 61.85.54.213 가을엔 그놈의 향수병 때문에 경주를 와야하는 이상동, 이제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육중한 덩치의 김도형. 풀 코스 졸업하고, 즐기는 고수 박순동. 운동에는 엄청 욕심많은 이성우. 대마도 원정마라톤에서 우승했던 상유부인. 그냥 즐기기만 하는데 이번엔 풀코스 욕심낸 아식스. 그림 올려놨심데이........(사진 게시판에) ===================== 리부다는 옛글 다시 살려놔라 글쓴이: 손동주 날짜: 2006.01.20. 09:00:17 조회: 44 글쓴이IP: 211.46.81.1 2004년 11월초에 리부다가 경주마라톤을 달리고 난 후에 기행문을 적었는데 그 글이 얼마나 재미있고 마음에 와 닿는지 읽고 난 후 담배끊고 골프끊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이제다시 벗꽃마라톤얘기가 나와서 옛날(1년여정도도 옛날에 들어간다면)생각이 나서 찾아보니 이 무슨 변괴냐 몇몇(와이리, 서악)의 댓글만 남았고 정작 리부다의 글은 없어졌으니 리부다 글을 한번 올리면 그것은 별판의 공유자산이다 서악이 말하였다시피 그글을 올린 리부다가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보다는 작가로 나서길 기대하는 정도이니 그 좋은 글을 지운 죄로 다시 한편을 올리든가 아니면 옛글을 살려도오~ 내가 보기엔 최치원의 토황소 격문보다 나을것같은 명문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