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2712 나그네 2003-05-29. 09:09 조회 : 15 제목 : 가고싶은 고향마실 스켓치 눈에 선한 우리 마실 풍경. 포푸라 가로수가 논산훈련소 헌병처럼 수직으로 사열하고 있는 그 사이를 젯트기 뒷구멍에 하얀연기 내품듯이 포오얀 먼지를 날리며 아이노리 뻐스타고 가는 우리 마실 길. 가실에 타작해서 나락 두 말만 가져가면 일년내내 바리깡으로 머리 밀어 주시던 월산이발관, 주인 아재는 아직도 포마드 바른 신성일이 사진밑에서 활명수부채 들고 꾸벅꾸벅하시고, 아지노모도와 라면땅에 먼지가 소복히 쌓인 그리운 점빵집, 국회의원후보 이상무 심봉섭이 벽보가 오그락지처럼 말라붙은 담벼락에 아이노리는 나를 던지고 앞가방을 찬 차장의 오라이 소리에 구름같은 먼지를 날리며 봉계로 향한다. 수굼포 울러 메고 파랑새 빨면서 들에 나가시는 아재에게 아잰교 하고 인사드리고 크로바꽃이 태종대 돌삐보다 마~이 널려있는 마실길로 들어선다. 옛날에 살림사는 놀이 할때는 저 크로바꽃으로 반지도 만들고 목걸이도 만들고 핸도백구도 만길고 했제, 밥이야 제비꽃이 제일 좋았지 쌀밥,보리밥 다 지을수 있었으니까--- 모심은 논 물꼬에 주먹만한 억머구리가 오래간만에 오는 놈이라고 눈깔위로 치끼기에 내 아무리 객지 살지마는 니 놈마저 싶어 돌삐 하나 날리고 당수나무미테 방구에 엉디를 걸친다. 우리 할배 계실때는 이 자리에 턱 안자서 숟가락보다 더 큰 엄지로 풍년초 일발 장진하시고 포항가는 기차 미카85보다 흰 연기를 더 잘 품으셨는데, 덕분에 담배 댓진빼는 짚홰기 심부름은 억수로 했지 생기는 거 업시면서도. 오늘따라 당수낭개 매미는 돼기 울어쌋네. 시커럽꾸로, 매롱 새롱 매롱 새롱 조거는 참매미고 맴 맴 맴 시르르 이거는 말매미제. 니 거도 퍼뜩퍼뜩 짝을 차쟈야 더분데 그만 울 낀데 니거나 우리나 조은 임자 만나기가 수월챤체___ 가만이 대나무 삽짝을 밀고 한발 들어선다. 바지랑대끈띠에 홍옥맨치로 새빨간 철뱅이가 반갑다고 날개를 비벼샸네. 앗따 하늘도 참 이쁘네 새터래기 구름이 보름달 목화밭에 소케 터지듯 피엿네. 색깔도 새각시 옥색저고리 같이 파르르하고, 어째 집안이 이리 조용할꼬.들에 나가셨나? 부채수 거랑에 모찌나 뜨러갈까? 옹가지 뚜껑열고, 빠짐장 한 종재기 뜨가지고 쌉찌껄을 나서본다. 어실렁 어실렁 누렁이 지가 먼저 앞서네. 자리 잘잡아 모찌 담그고 자갈밭에 벌렁누워 순이생각에 킥킥거린다. 아 안 일어나요. 오늘 회사 안가요? 지금 몇시나 됐는데__ 큰 일 났네 어버이쿠 거랑에 사발모찌 담그노코 왔는데, 버들치가 한거 들어 있을낀데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