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둥이랑 살래요. 글쓴이: 민시기 날짜: 2006.05.11. 18:00:09 조회: 36 글쓴이IP: 71.96.126.204 소암이 언젠가 남들은 어른되고 며누리 보는데 어느 세월에 늦둥이 키워내느냐고 한탄한 적이 있었겠다 . 아직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시는 친구들은 축복인지 알아라 . 영감 할마이 둘이서만 한번 살아봐라 . 크지도 않는 집이 왜 그렇게 공허하고 아이들이 두고간 냄새가 구석구석 배어서 얼매나 보고 싶어 지는지 ,원 참 . 옆에 있어 주기만 해도 좋을 것 같고 밥이라도 함께 먹을 수 있으면 금상첨화일텐데 그것도 그리 쉽지도 않더라. 딸은 학교 다니느라 딴도시에 나가 있고 아들은 한도시에 살아도 애비 싫다고 따로 나가 사는데 왜 나만 글케 짝사랑을 하는 걸까?(할베,할메가 그랬을끼고 아베,어메도 그랬겠지?) 가끔 보고 싶을 땐 일부러 시간을 만들어 점심 약속을 하고 데이트도 즐기지만 통상적으로 나는 교회에 가서 아들을 만나본다 . 같은 교회에 나오니까 아들은 영어 예배를 보고 나는 한국어 예배를 보고 난 후에 한시간 정도 교회의 구내 식당이나 주변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으며 맺힌 그리움을 푸는 것이다 . 오늘도 그랬다 . 늦은 잠에 예배를 한번쯤 빠지고 싶었지만 나는 아들을 볼 요랑으로 교회를 기어코 갔다 . 예배보고 , 식탁에서 마주 앉았는데 메뉴가 비빔밥이다 . 아들은 한식을 못하기때문에 얼굴을 찡그리며 두어 숫갈 먹는 채하며 아빠랑 함께 있어 주려고 노력하는게 역력하다. 그래도 그게 어디냐? 이만한 효심이라도 내가 우리 아버지한테 했던 것보다 낫단 생각이 들었다 . "아빠집에 헌 밥솥 하나 없어? " 첫마디가 섭섭하게 아빠집이란다 . 한국말 못 가르친 내 잘못이지만 지가 커왔고 살아온 집을 아빠 집이 뭐꼬? 내 살을 나누어 낳아서 실컨 키워줬더니 지집 ,내집 따지고 남남 하자는거냐? 그래도 꾹 참아야지 별수있나? "왜 니네 집에 없어?" 지가 아빠집이라니 나도 지집이랄 수밖에 도리가 없다 . "친구가 가지고 있는데 웨딩하고 이사 하고 가져가는거야." 룸메이트가 결혼해서 이사가면서 쓰던 밥통을 가져가 버리면 밥해 먹을 솥이 없다는 서투른 한국말 표현이다. . "하나 사. 그거 얼마 안해." "얼마하는데?" "한 백불이면 살걸..." "백불이면 아주 비싼거야!." 너무 비싸서 못산다고 정색을 했다 . "에라 이 못난 놈아 ,친구들 퍼주는것은 안 아깝고 솥값 100불이 아깝다는 말이냐?" 이말이 거의 나올뻔 했지만 그래도 입밖에는 안 나왔다 . 나도 소시적에 남 퍼준다는 말 좀 들어봤던 것 같거든. 언젠가 아들이 쓰나미에 백만원 던졌다고 내가 이 게시판에서 속상해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건 오히려 미미한 시작이였다. 지 밥먹는것은 만원도 아까워서 발발 떨면서 교회에는 세금 띠기 전의 월급 총액의 10%를 꼭꼭 십일조하고 나머지 월급은 여기저기 자선단체에 다 기부해 버리니 진짜 밥 먹는 돈도 제대로 없는 것 같다. 아무리 돈 모르는 총각이라케도 , 남들이 말하는 천사(바보의 동의어?)라고 쳐줘도 너무한 것같다. 그래도 그나이에 방탕하게 쓰는 것 보다야 백번 낫다고 자위해 보다가 이렇게 써 없애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우리 부부는 아들에게 월부로 집한채를 사 줬다 . 매달 집값으로 지불되는 돈이 세금합쳐서 2백만원도 넘으니 그만큼을 아들 월급에서 강제저축 시키자는 계획이었는데,글쎄 이놈이 빈방 두면 뭐하냐고 하면서 친구 세놈을 데려와 한집에서 네놈이 살고 있다. 그 아들의 친구들이 참 또 가관이다 . 두사람은 목사가 될려고 신학대학 마치고 전도사로 취직해 있는데 받는 월급이 진짜 쥐꼬리 만해 제대로 월세를 낼 형편이 안되고 나머지 한놈은 벌이가 시원치 않기도 하지만 다른 두놈이 빈대붙어 사니까 왜 혼자만 돈을 내고 사느냐고 눈치만 실실 보는것 같다 . 그래도 아들은 냉장고 가득 가득 음식을 채우고 추우면 보일러 때고 더우면 에어컨 틀어 주며 간간이 야외그릴에서 스테이크 구워가며 그야말로 재우고 먹이는데 열과 성이다. 애비로 참 가슴아프지만 지깐 놈이 돈 떨어지면 별수 있으랴 싶어 애닯프게 지켜보노라면 그애 월급은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올라가서 문제해결이 다 되버리니 지 말마따나 필요따라 채워주시는 분이 계신지......? 요즘은 월급에 대해서는 아빠하고는 상관 없으니까 아예 관심끄라며 엄포를 놓기까지 하여서 얼마를 받는지는 모르지만 100불이 아깝다고 나보고 밥솥 사달라는 아들이 좀 치사하지 않는가? "식구가 줄어서 돈 적게 들겠네 . " 약간은 잘됐다 싶어 한마디 던졌다. "아니야 ,또 와." 쳇, 실망아닌가? "또...? 누가 와....?" "one quarter korean,three quarters black." 내가 영어를 잘 못알아 듣나 ,야가 뭐라카는지? 지처럼 골빈 blank라 그러나 아니면 까만 피부의 사람, black 이란 말인가? one quarter는 또 뭐고? 그러니까 흑인 병사가 625 때쯤 한국에 와서 양공주랑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다시 흑인과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그게 사분지 일인가? "뭐 ,깜둥이?" "아빠 ,그런말 하는거 아냐,그건 인종 차별적인 말이거든 ." 아,야가 와 이라노? 내 아들이 분명 맞는긴가? 지가 무슨 슈바이처 같은 인도주의자라고 이젠 나까지 가르칠려고 그러면서 인종을 뒤어넘는 사랑을 할라 카노? 지 학교에 갈때 흑인들이 없는 학군으로 가서 같은 집을 학군 프리미엄 더주고 사서 어렵시리 공부시킨걸 알기나 하는지? 미국에도 동양인들이 학교를 선호하는 지역이 있다 . 주로 부자 백인들이 살고 sat(미국수능시험)가 점수 높게 나오는 지역. 지역에 따라서 집값이 제법 차이가 나는것은 사실이지만 동양인들은 자식들이 백인들과 함께 공부하고 나중에 백인들의 주류사회에 뛰어 들었으면 하는 염원으로 더 지불하는 집값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 그러나 정작 학교에 가보면 부자 백인들은 스스로 우월주의에 빠져서 좋은 차타고 마약하고 그러면서 지들끼리의 그룹을 만들어 동양인들을 거들떠 보지도 않고 동양인들은 동양인들 대로 머리 회전이 빠르지 못한 백인들을 dummy라고 놀리면서 동양인들 끼리만 어울리는데 내가 보기로는 백인틈에 끼이지 못해서인것 같고 문화가 달라서인것 같다 . 미국사회에서 인종차별은 여전히 심하고 인종간의 계층도 분명히 있다 . 백인들이 상류,동양인 중동인들이 중류 ,흑인과 남미인들을 하류라 해도 과언은 아닐듯 하다 . 이 계층은 소득, 교육,직업,사상 특히 자의식에서도 모두 나타나고 있다 . 사실 나도 돈이 없었을 때 흑인 촌에 들어가 장사를 시작했는데도 나에게 돈을 벌게 해주는 흑인들을 고맙게 생각하기는 커녕,마약,섹스에 찌들고 강도,절도행각에 빈민 구호기금이나 축내서 우리 세금만 올리는 골치아픈 존재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 조금 살만 하다고 백인 촌에 와서 사업을 하고 있는 지금은 아예 꼴도 보기 싫고 어쩌다 보게되면 겁도나는게 흑인인데 흑인 안 볼라고 똑같은 돈을 벌기 위해 5-7배의 사업자금을 백인촌에 쏟아 부었다. "야 ,넌 인종 차별 안 받아? 난 매일 받으며 산다 .니혼자 그런다고 미국에서 인종 차별이 없어지냐?" 난 슬며시 화가 났다 . "우리가 받는다고 우리도 (인종차별) 해야돼?" 아들이 제딴엔 제법 논리 정연한 말을 하는게 아닌가? 아,이럴 땐 진짜 할말이 적당치 않더라 . "안 좋아하고 같이 안사는게 뭐가 인종차별이냐?" 얼버무리는 나에게 아들이 말했다 . "아빠 ,걱정 하지마 ,내가 대학 때부터 쭉 지켜 봐 왔는데 아주 착한 아이야." 착한 아이라고 소개했다 . 아들이 사람을 보는 기준은 어느 대학을 나와서 어디에 취직해 있고 연봉은 얼마나 받고 장래성은 어떻고 하는 일반적 조건이 아니고 착하고 안착하고 그건가 보다 . "그래 ,뭐하는 앤데? " 직업이나 뭐 변변 찮겠나 싶어 물어 봤더니 공인 회계사란다 . 택사스에서 세번째로 좋은 고등학교를 두번째 좋은 성적으로 졸업했단다 . 동양인들도 제대로 못들어가는 좋은 회계법인에서 일 잘하고 있다 하네. "아,예사 흑인은 아닌것 같기는 한데...." 듣고 보니 조금은 안심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깜둥이는 깜둥인데... 꼭 뭐라고 잔소리를 한마디 해야 겠는데,어쩐다,,,,,,? 에이,늘 그래 왔던 것처럼 "니가 잘 알아서 해 ."그러고 말까? 좀 헷갈리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