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2860 ys 2003-07-04. 21:11 조회 : 47 제목 : 서울을 다녀와서 .... 차카게(?)살자 !! 그래서 큰 맘 먹고 오늘 부터 일기를 쓰기로 했다. (최소한 5번 정도는..일...................년에 ) 6월 28토요일 "남포면옥" (맞나? )에서 친구들과, 대문위에 턱 걸려있는 남포면옥 현판 부터가 분위기 무게를 잡고, 개성상인의 고객입맛 존중 정신을 보여주는 내부의 온갖 모습. 오랜 세월을 한 자리를 고집하며 실향민들의 아픔을 끌어안고 온 고색 창연한 이 식당, 식당도 이정도면 말없이 가르침을 주는 선생님이 아닐까? 7월2일 수요일 "포항 물횟집" 전어 비슷한 싱싱한 회에다 초고추장을 범벅으로 비빈 회, 옛날 감포에서 많이 먹어본 기억이 새롭다. 동주 앞에 놓여있던 회에 눈이 멀어 친구를 밀어내고 맛있게 즐겼다.( 동주야 미안타 ) 그 후 근처 술집에서 영재가 추천한 흑 맥주 맛 맥주 가득한 핏쳐 바닥에서 피어오르는 드라이아이스와 조명이 어울린 분위기. 이 분위기는 남녀가 만나면 "일 내는 분위기" 더라. 남은 친구들과 3차로간 재즈음악이 조용하게 흐르고있던 맥주 집, 그 집에서 마지막으로 歸家酒 한 잔 더 땡기고 .... 아쉬운 맘으로 밖으로 나오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얼마나 시원하고 기분이 좋은지 .... 하늘 향해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 미친 넘 소리 안들을라고 꾹 참았다. 고맙다 친구들아. NO. 2711 ys 2003-05-29. 18:25 조회 : 51 제목 : [Re] 버들치 국 끌여놓고..재피가리 팍팍 뿌리고..쇠주한잔 나그네덕에 한참 즐거웠네. 고향 풍경은 니내 할 거 없이 다 비슷하네. 정말 간만에 들어 보는 우리들의 토종 말 정말 반갑다. 직장 생활 초기에 서울 출신 동료들이 이 고상한 말 배우겠다고 촐랑 거리곤 했다. 이 신라 표준말 (?) 말을 배워서 남 웃기는데 써 먹을라고 ... 나쁜 노무 시키들 ... 서울내기 다마내기들이 ------ 거랑 귀티이 기목나무 그늘 밑 돌자갈 밭에 큰돌 바쳐 냄비 걸고, 거랑물 냄비에 채우고.... 하도 깨긋하이 묵어도 된다 , 나무 좌다가 불을 피우자. 버들치 , 기름쟁이 ,텅까리 전부 쎄리 넣고 ( 고디이는 괜찮다마는 올채이는 좌 내 삐래이 , 졸라 맛 떨어진다 ) 풋 마늘 ,호박 이파리 정구지도 좀 넣고 국을 끓이고 국 다 끄라ㅆ스모 그 위에다 풋고추 뜯어넣고 , 재피가리 팍팍 뿌리고 .... 쇠주 한잔 쭈우욱...주거니 받거니. 횡설 수설 하다보면 화이고 , 버써로 해가 넘어가는 구나 . 신선 노름아이가. 까짓거 도끼자루야 썩든 동 말든 동 .... ---------- 돌아 갈 고향이 있는 사람들은 정말 행복할 것 같다. 만약 그 고향이 산이 높고 골이 깊고 일년 내내 맑은 물이 흐르고 마사가 깔린 짙고 긴 고목 숲 길이 있고 오래된 유적이나 탑이라도 하나 있으면 더 좋을 듯. 친구들이 오기에 불편하지 않는 곳이면 말년에 돌아가서 살기에 더욱 좋겠다. 이렇게 사는거 뭐 그리 어려울 것 같지는 않은데...... 화살 같이 지나가는 세월에 10년 쯤 뒤에 그 곳으로 돌아가면 그 때는 너무 늦을 랑가 아니면 너무 빠를 랑가? ======================================================= 제목 : 원조 바람꾼들 집안은 바람이 잔 듯 조용하다. 원조 바람꾼들의 가정을 상상해 보면 , 분명 사흘에 한 두번은 접시 깨지는 소리 , 악을 쓰는 여인들의 비명 소리 , 동시 다발로 터지는 아이들의 우는 소리가 나오리라 생각되어 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진짜 시끄러워야될 이들의 가정을 보면 항상 바람 잔듯 조용하다. 다 숨은 비결이 따로 있더라. 공통점은 원조들 모두가 이 분야 머리가 비상해서 어디가 맥인지를 알고 처신한다는 것이다. 즉 모든 일의 시작과 매듭은 집도시락 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이 도시락을 왕으로 모시면 만사가 고요해진다는 고도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일년 중 가장 중요한 몇 날 ( 생일,결혼 기념일,크리스마스 년말 년시등등 )만은 철저하게 봉사한다. 그러면 일년 내내 술 마시고 뭐 하고 다녀도 조용하다. "우짜겠노 사업상 남자들은 그럴 수도 있지뭐 " 라고 이웃이나 친구들에게 대변인 역할까지 해주며 대충 넘어간다. 착하기만한 아마추어들은 머리도 요령도 없다. 고생만 직사게 하고 찬밥 대우만 받는다. 결정적인 순간에 도시락을 띄워 줄줄을 몰라서 그렇다. 그저 열심히 많이만 하면 되는 줄알고 별 효과도 없는 일 챙겨 준다고 일년내내 ㅈ빠지게 바쁘다. 불쌍도 하지. 어쩌다 한번 한잔하고 들어온 날 실수로 립스틱 자국이 와이 셔츠 어디에 묻어 있었다면, 일년 내내 열심히 한 봉사는 흔적도 없고 줄금줄금 욕이나 얻어먹는다. "아이구 웬수덩어리 저 화상을 믿고 내가...." ==================================================== 제목 : 이상균. 다시 열심히 살다. 몇 년전 메모에다 한 마디 보태서 올린다. 길은 다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사는 동기들도 많다. ========== 1992년 인가? 대만에서 일이다. 공항 탑승 대기실로 들어가는 중이었다. 붉은 띠를 찔끈 멘 사나이가 세수대야를 내 눈앞에 불쑥 디리 밀었다. "혹시 하 모씨 아입니꺼?" "그렇습니이이..." "아이구 , 반갑다.하모씨야, 니 내 모리겠나?" "...어 , 어저 .." "내 상균이다, 이상균이, 우리 경고 동기 아이가 ." "아 ,그래 맞다. 니가 많이 커서 못 알아봤다 아이가 .(할 말이 없어서 )" 갑작스레 닥친 충돌사고다. 기분 상하지 않게 기억하려고 무척 애를 먹었다. 그 친구 뒤로 너댓명의 남자들이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무리들 앞에 서 있는 상균이가 지도자임을 알 수 있었다. 그 모습이 어땠는냐고 하면 ... (나쁜 뜻은 아니니 이해를..) 그 에게 타구봉 ( 개들 쫒을 때 쓰는 작대기)만 하나 쥐어주면. 바로, 개들에게 엄청 시달리킨 중국 개방파(각설이패 사촌 쯤 된다) 방주와 그 무리들 모습이다. 주머니를 뒤적 거리더니 기름 때 묻은 걸레같은 명함 한장을 건네준다. 무슨 해운회사 해기사 라고 적혀있다. "머리에 그 띠는 뭐고? 데모했나?." "골이 하도 아파서 안 맸나." "띠 매면 좀 덜 아프나?" "그런 것 같다." "와, 골이 그렇게 아프노? " "싸웠다 아이가. 배 회사하고...." "...싸웠다고? 그럼 추방이가?" "다시는 이 놈의 배 안탄다." "이 사람들은?" "내 따라 배탄 사람들이 아이가. 몇 년을 바다에서 죽을 고생 같이 해왔다 아이가." ...................... 그 후 몇년이 지났다. 소식을 이상균이 동네 친척인 학교 경고 후배 상두가 알려줬다. ===이 부분 생략== 심각한 방황을 하고 있다고 했다. ....................... 인도네시아 폭동이 휩쓸고 간 얼마 뒤 호텔 인도네시아로 갔다. 로비로 들어가는데 누군가 내 팔을 잡았다. 나는 또 바보 같은 실수를 했다. 이번에는 이 사람이 교민들 중의 한 사람이라고 착각을했다 이상균이가 여기 나타나리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으니까. 내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가 보다. 유도 심문하듯 한 참 동안 말을 시켜보고야 겨우 알아냈다. "이제 머리 다 나았나?" "그래, 안그래도 상두가 니 만나 보라더라. " "상두가? 그래 그래 니 고생 많았다 더라.우째된 기고 " = 이 부분 생략 == "다 버리고 왔다 아이가 고향이고 뭐고." "어디로 왔노?" "암본에 " "암본? 니 무슨 이야기고 킬링필드 암본에? 임마가 죽을라고 환장했나?" "폭동 때 그래 많이 죽어 자빠져도 내 봐라 멀쩡 안하나. 히히히 그래도 내한테는 거기가 젤 좋다.더 살아도 별 볼일 없는 내지만 " "그래도 그 동네 살아있는 동안에는 동네사람들에게 쇳 가루는 꼭 뿌려래이. 쬐끔씩 자주 뿌려라. 니가 지거편이라는 것을 기억할 정도로 ... 그러면 폭동이 날 때 많은 도움이된다." "그라꾸마 " "니도 해외에서 동기 만난 거 처음이제 ?" "그래 " "나도 그렇다. 몸 조심해라 , 그래도 언젠가는 고향 가야될 거 아이가 , 까짓거 빈 손이라도 . 그러나 깨져 박살난 옹기 쪼가리 같은 몸으로 고향 갈 수는 없제 ,응," .................... 이상균이는 지금도 산 설고 물 설은 말루꾸 시람섬의 암본에서 열심히 살고 있다. 돌자갈 받길을 걸어가고 있지만 , 홍삼과 그 무리들을 보다가 니를 보면 生佛을 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