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2-24 17:13
우리 둘째 딸 시집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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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리부다
조회 : 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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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째 딸 시집가요.
지난 토요일에 함이 들어오고 마침 그날 시집간 큰 딸네가 오니, 둘째 딸 시집보내는 실감이 났습니다. 우리 식구만 어른 여섯. 아이 둘에 새신랑 형제, 오랜 만에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리 큰 딸은 알다시피 7년 전에 아무것도 모르고 시집보냈는데 아들 딸 낳고 지금 요르단에서 잘 살고 있습니다. 동생 결혼을 앞두고 2주 휴가로 지금 우리 집에 머물고 있습니다. 학교도 방학이라 애들도 함께 왔습니다. 손자(7세), 손녀(5살)가 이렇게 귀여운 줄 알았으면 아들보다 먼저 낳을 걸 ... 했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우리 둘째 딸은 지금 이대에서 근현대사를 전공하는 박사과정 학생이고, 사위될 놈은 신한생명 다니는 참한 청년입니다. 금년 초 어떤 일이 있어도 올해 안으로 시집보내겠다는 아내의 말이 참 막연하다고 생각되었는데, 소원대로 친구 소개로 만난 지 일 년도 안 돼 결혼하겠다고 하니 얼른 승낙해 주고도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둘 다 원만한 가정에서 자라 서로 자기네 집안이 더 화목하다고 자랑하는 모습이 참 귀엽고, 내가 애비 노릇 잘 했구나 하는 자긍심도 생깁니다.
자랑하고 싶은 게 많아 입이 근질근질하던 차에 은강선사의 외압도 있고 해서, 감히 이렇게 집안 소식 겸 자랑 글을 올려 봅니다.
친구들의 재미난 글 읽고 글재주에 감탄하기도 하고, 언제나 진솔한 얘기를 아무 거리낌 없이 털어 내 놓을 수 있는 깊은 내공을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어설픈 내 감정을 내 놓기가 부끄러워 자꾸 뒤로 숨어서 글귀경만 하고 싶지만 요즘처럼 살면서 좋은 일 ,자랑하고픈 일이 있을 때는 팔불출이라고 해도 올리고 싶은 용기가 생겼습니다.
왜냐하면 어려울 때 도와 줄 수 있는 친구도 많지만, 인생 살면서 자랑하고 싶은 게 있을 때 들어주고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친구들이 이 별판에 많이 있다고 믿으니까. 하하하.
큰 딸 결혼 때는 멀리 경주에서 친구들이 와 줘서 성황리에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기에 너무 좋았고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이번에는 마음으로만 축하해주시고 먼 길 달려 오실 까봐 청첩장을 보내지 않았음을 혜랑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금년 한해 잘 보내시고 내년에는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이 되시길 빕니다.
2013 12 24 八不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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