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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3-07 15:49
< 無心 >
 글쓴이 : 상곡
조회 : 540  

< 無心 >

봄꽃들이 무심히 피어납니다. 묵묵히 순리대로 살아낸 곳에서 새 생명이 피어납니다. 한데, 사람은 유정하고 욕망하여 새 생명으로 거듭나기가 그리도 어렵습니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생각과 마음은 고통이 되고 자아의 옹벽은 무너질 줄을 모릅니다. 있는 것 다 털어내고 빈 몸뚱이로 겨울을 살아낸 정화과정 없이 꽃은 피어나지 않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채움이 아니라 끊임없는 비워냄입니다. 우리 안에 영이 계심을 들어 알지만 그 영과 접속하며 살아가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영은 어디에나 계시지만 어디에서나 찾아질 순 없습니다. 고요히 앉으십시오. 끊임없이 일어나는 오만가지 망상과 허상을 잠재우십시오. 나의 숨 안에 영이 함께 계심을 느껴 보십시오. 정신을 차리고 깨어있도록 하십시오. 그래서 형제애로 모든 이를 대하고 모든 피조물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느끼며 정의와 공정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를 원하십시오. 오염된 세상에 발을 담그고 있지만 하늘로 한 걸음씩 나아갈 것입니다. 봄꽃들이 피어나는 이 계절에 그냥 무심히 비우십시오. 내 안에서 새 생명이 무심히 피어날 것입니다.

-장유성당 손태성 신부의 글을 각색하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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