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02-18 10:44
남의 제사상에 감 놔라 배 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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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와이리
조회 :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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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례(家家禮)라는 말이 있듯이
제수를 진설하는 방식은 지역마다, 집집마다 조금씩 다르다.
그러다 보니 옛말에 '남의 제사상에 감 놔라 배놔라~'라는 말이 생겼는가 보다.
왜 이런 말이 생겼을까를 생각해 보니
어느 집안에서는 棗栗梨枾 또 어느 집안에서는 棗栗枾梨로 진설하는데
배(梨)가 먼저냐 감(枾)이 먼저냐를 두고 그런 말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조선조 퇴계학파의 남인들은 '조율시이'였고 율곡학파의 서인들은 '조율이시'....
또 진설 방법에 대한 말 중에 좌포우혜 어동육서 동두서미 홍동백서 등이 있고
그 중에서 紅東白西는 과일에 대한 순서를 지정하는 말인 것 같은데
대부분 집안에서는 왼쪽부터 조율이시(조율시이)순으로 놓지만
일부 집안에서는 오른쪽부터 이렇게 진설을 하고 있기도 하다.
말대로라면 紅東白西를 지킬려면 床 오른쪽부터 진설하는 게 맞을 듯도 하고....
각설하고
대추(棗)는 열매 속의 씨가 하나라서 임금을 뜻하고
대추는 반드시 꽃 하나에 열매 하나를 맺어야 꽃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람은 반드시 자식을 낳아야 한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고...
밤(栗)은 열매 속의 씨가 셋이라서 三정승을 뜻하고
밤은 씨앗이 땅 속에서 잎이 피고 큰 나무로 자라 열매를 맺을 때까지
최초 씨밤이 썩지않고 그대로 달려 있기에 '나와 조상'의 연결을 의미하고..
神主는 그래서 반드시 밤나무로 깎는다.
배(梨)는 열매 속의 씨가 6개라서 육조판서를 뜻하고
부드럽고 감미로운 속살이 풍성하고 단물이 많기에
자녀가 그처럼 풍족하고 달콤한 인생을 사는 것이 부모의 소망이고..
감(枾)은 열매 속의 씨가 여덟개라서 팔도 관찰사를 뜻하고
감씨를 심어 나무가 자라면 감나무가 되지 않고 '고욤'나무가 되기에
3~5년 짜리 나무에 감나무 가지로 접을 붙여야 감이 열리기 때문에
사람이 태어났다고 다 사람이 아니고 교육을 받고 배워야 사람이 된다는...
다만, 제사상에 감(枾)은 절대로 다섯개를 쓰지 않는다.
감을 다섯개를 쓰면 '제사 지내드리는 것도 오감타~'라는 의미라서 그렇다.
*오감하다(흔히, 오감타~) : 분수에 맞아 만족히 여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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