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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11-06 20:46
늙은이 걸음으로는 얼마나 걸리는지
 글쓴이 : 날범
조회 : 290  
봄날에 / 윤제림


아파트 화단 앞 벤치에 동네 할머니 서넛이 모여앉아 유모차에 실려나온 갓난아이 하나를 어르고 있습니다. 백일이나 됐을까요. 천둥벌거숭이 하나를 빙 둘러싸고 얼럴럴 까꿍, 도리도리 짝짝꿍 난리가 났습니다. 배냇짓을 하는지 사람을 알아본다며 박수를 치고, 옹알이를 하는지 사람의 소리를 낸다며 아이들처럼 좋아합니다. 조금 전까지 한창이던 동남아 관광 얘기는 쑥 들어갔습니다. 할머니들은 지금 저 어린 나그네가 떠나온 나라에 대해 묻고 싶은 게 많은 모양입니다. 떠나야 할 길에 대해 알고 싶은 게 많은 모양입니다. 거기도 봄인지, 눈도 녹고 길도 좋은지. 거기까지 늙은이 걸음으로는 얼마나 걸리는지.






4>

西岳 15-11-07 02:02
답변  
그라면 얼라가 떠나 온 그 나라가
할머니들이 곧 가야할 그 나라 인가?

늙은이 발걸음으로
우리들 발걸음으로는
이제 15년 내지 이십년이면
도달할 멀지 않는 곳에 그나라가
있다는 것을
그 할매들도 스스로 다 알고 있을 텐데...

십오년선배 이십년 선배가 시계처럼 맞추어
착착 잘 도착하는 것을
늘상 보고 듣고 있는데..

그 말 못하는 얼라 한테
꼭 물어 볼 필요가 없을 진데..
최욱 15-11-07 07:28
답변 삭제  
작가의 오묘한 비유법에 찬사를 보낸다.
동남아 여행이라는 현실세계에서 갑자기 사후 세계로 넘어간다.
그것도 말못하는 어린이 앞에서 즉 "눈먼 애비에게 길을 묻듯이"
굳이 태어난곳 아니고 "떠나온 나라로 비유하여 이 세상 나그네 생활이
끝나면 본향으로 돌아간다는 함축성을 짓게 내포하고 있다.

"하늘나라는 이런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이다"(마태오 19장19절)
그러나 할머니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천진난만 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으리라,
발걸음 늦은 사람이 늦게 간다는 것도 할머니들은 안다.
그러나 자기들은 발걸음이 빠르다는 것을 알기에 말못하는 간난아기에게
"거기도 봄인지 눈도 녹고 길도 좋은지" 묻고 있다.
김일호 15-11-07 22:26
답변 삭제  
시가 과학과 다른 것은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
몇 번씩 읽다보면 문득 메세지가 숨겨져 있다는 것 , 알송달송한  의미의 함축성이 시가
전달 기능이 아닌 예술이라는 것
西岳 15-11-07 23:18
답변  
"그기도 봄인지
눈도 녹고 길이 좋은지"

할매들이 그 나라로 곧 돌아가야 하는데
(이제 바로 우리 자신들 입장이제?)
그 나라로 끌려 넘어가야 하는
무서운 使者의 공포에 대해서,
스스로의 위로감 희망사항 표현 이리라.

그 질문에 대해서는 이 세상에
그 누구도 아무도 대답해 줄 수 없는
스스로 혼자 질문이리라.

그래서 결국 말 못하는 얼라한테만
물어 보는 하소연 성격의 질문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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