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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쉿~ 내 골프 스코어는 국가 기밀"
- 美 역대 대통령 골프 실력은? 허리통증에도 80타 친 케네디 1위 오바마 80대 후반으로 15명 중 8위 韓 전두환 前 대통령 '장타' 자랑 -- 조선일보 | 석남준 기자 | 입력 2016.02.18. 03:04
미국 캘리포니아주 휴양지인 서니랜즈에서 16일(현지 시각) 열린 미국·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담 기자회견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에 회견장이 웃음바다가 됐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진지한 질의응답이 오가는 가운데 한 기자가 "지난 주말에 골프를 쳤다는데 성적이 어땠냐"는 질문을 던지자 오바마 대통령이 "내 (골프) 스코어는 국가 기밀(My score is classified)"이라고 응수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3일 친구들과 함께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에 있는 골프장인 PGA 웨스트 스타디움 코스에서 골프를 즐겼다. 늘 미국의 100대 명문 골프장에 이름을 올리지만 '골프계의 사드 후작'이란 별명을 가진 피트 다이(91)가 설계해 어렵기로 악명 높은 곳이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아름다웠지만 무척 어려웠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후 날씨가 좋은 주말마다 라운드를 즐기는 '골프 마니아'다. 자신의 골프 실력이 국가 기밀이라고 했지만, 미국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의 핸디캡을 16~17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라운드당 평균 88타에서 89타 정도 치는 수준이다.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골프광'은 오바마뿐이 아니다. 최근 18명의 대통령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골프를 치는 15번째 대통령이다. 미국 골프 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의 실력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8위 정도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그래픽〉.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가장 탁월한 '골퍼 대통령'은 허리 통증을 안고서도 평균 80타를 쳤던 존 F 케네디였다. 아이젠하워, 포드,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뒤를 이었다. 5위에 오른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은 평균 80대 초반 타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골프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2011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 80대 중반을 치는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이 아버지에 이어 6위다. 7위에 오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90타 이내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멀리건(실수한 샷을 벌타 없이 다시 치는 것)을 남발해 골프계에서 '빌리건'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래도 클린턴은 오바마보다는 기량이 뛰어난 골퍼란 평가를 받는다.
12위에 오른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은 골프를 좋아했지만 100타를 깨지 못한 '백돌이'로 기록돼 있다.
우리 역대 대통령 가운데선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장타를 자랑했다. 80대 초·중반 타수를 기록해 실력이 제일 좋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공관에 간이 연습장을 만들 정도로 골프에 대한 애정이 컸던 것으로 유명하다. 박 전 대통령은 그린에 올라가면 퍼팅을 딱 한 번만 하고 끝내서 '원 퍼팅 오케이'라는 유행어를 만들기도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3당 합당을 골프장에서 이뤄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996년 총선 낙선 후 뒤늦게 골프에 입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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