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11-11 11:11
대추 한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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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沼岩
 조회 : 1,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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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한 알 /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가을이 잘 익어간다.
계절도 가을이고 우리들도 가을이다.
우리 옥상에 밤색 물통에 심어진 대추도,
제법 많이 열려서 가끔 올라가서 그거 따 먹는 재미가 있었다.
대추도 태풍, 천둥, 벼락을 견디고,
춥고, 덥고, 외로운 밤을 보내고 영글었다.
우리 인생도 그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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