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11-24 16:52
그렇게 하자 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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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심
 조회 : 1,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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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늙은 느티나무 밑
어둠의 체온이 처음 와 닿는 곳
지극한 외로움에 떨고 있는 것들
눈물도 없이 그대로 두고 혼자 일어나 가자
숨가쁘게 달려온 길
기억 속에 가물가물 사라져도
나 지금까지 따라온 달빛.
미련 없이 흐르는 강물에 흘려 보내자
그렇게 살아서 그리운 것 더 없을 때 일어서자
눈을 감아도, 지그시 눈을 감아도
애타게 떠오르는 것 하나 없을 때 일어서자
휘적휘적 엷은 바람 일으키며 뒤돌아보지 말고
절실하게 숨쉬던 곳에
앙상한 내 껍질 그대로 벗어 두고 빠져 나가자
막아서며 잡는 이 없어도
섭섭하거나 아쉬워하지 말자
아직도 지우고 떠나야할 흔적이 남아 있다면
천천히 조금 흐리게 지우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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