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2-07 16:29
돌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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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沼岩
조회 : 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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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밖에 급히 나간다는게
머리를 출입문 유리에 요란하게 박았다.
가끔 손님들이 머리를 박아서 난처해하거나, 부끄러워서 얼른 가기도 했는데,
그 손님들보다 훨씬 세게 강화유리에 박았으니...
매니저는 약간 웃음띈 얼굴로 걱정스레 보고 있고,
웃음많은 작은 아지매는 행거뒤에 숨어서 자지러진다.
머리 띵~~ 한게.
나중에 거울보니 박힌데가 좀 부었다.
옛날 거제도 직장 다닐 때,
미국인 부장의 오토바이 뒷자리 타고 밖에 나가니
경비가 내가 화이바 안섰다고 잡았다.
그때 미국인 부장이 뒤에 나를 가리키며 했던말이,
"괜찮아요, 돌머리..."
얘가 내 이니셜 b.h kim 을 bad head 킴이라더니, 돌머리라니,
하긴 그게 그거네.
경비가 싱긋이 웃더니 보내줬다.
돌머리...그래서 괜찮은가?
저녁무렵 마누라에게 전화를 했다.
출입문에 머리 박았다고 하니 깔깔거리고 웃는다.
"오늘 좀 팔았나?"
"아니 손님 없어요."
"그런데도 웃음이 나오나?
나 없어도 혼자 살 정도 되야지, 벌이가 시원찮으면서 서방 죽는다는데도 웃고있나?"
오늘, 시계를 보니 점심시간,
어머니가 감기에 영 식사를 못해서 가봐야하는데,
맨날 걸어다니는 10분거리, 급해서 자전거를 끌어내어 타고 갔다.
영양제 하나 맞히고 돌아오면서 자전거는 잊고 걸어서 돌아왔다.
주머니에 손을 넣으니 자전거 열쇠가 있네.
어제 박은게 돌머리에도 후유증이 생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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