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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15 12:01
물 위에 지은 탑
 글쓴이 : 동심
조회 : 251  
석양에 얼비친 은빛 윤슬이
작은 입술 반짝이며
그리운 이름 하나 부를 때
영지 물 위에 뜬 여윈 탑 하나
지그시 눈을 결가부좌하고 있다

천 개의 해, 천 개의 달이 발아래 빠져있고
수많은 산새들이 토함산으로 날아올라
장렬한 물보라가 서녘 하늘로 번져 가면
물빛으로 부서지는 무영탑의 기다림
엇갈린 그림자가 달을 물고 해를 물고
고운 님 소매 자락 흔들어 깨워도
금이 간 탑신에 이끼만 누워있다

그대에게 가는 길 도솔천 탑 위에
흔들리는 풍경소리 아련히 멀어지고
기다리다 지쳐 떠난 적멸의 구름
아사달은 탑을 짓고
아사녀는 밥을 짓고
무영탑에 다가가 어깨를 기대는
한 뼘의 꿈이 가냘프다

어느덧 연곷마저 이울고 난 텅 빈 물 위에
무영탑은 빈 몸으로
제 그림자 이고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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