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4-25 11:54
금장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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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심
조회 :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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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장대 절벽이 천 년 잠을 자는데
서천 강물이 파고들어 아기처럼 칭얼댄다
송화산 서쪽 하늘 물들이던 노을이
빛나는 금관을 벗어 강물에 씌워준다
의젓하게 머리에 금관을 쓴 강물을 보고
하얀 백로가 날아와 반가이 맞이한다
넓은 도포자락 펄럭이며 물길을 연다
선비처럼 고고한 모습으로
천 년 역사가 환하게 흘러간다
바위절벽을 깍고 깍는 무수한 세월
대답 없는 절벽에 몸을 부딪쳐
강물은 시퍼렇게 멍이 들엇다
애기청소 애타는 마음을 짐작할 수 있을까
닿을 수 없는 마음을 강물에 띄워 보내고
칭얼대는 소리에 몸을 담근다
산 그림자 가만히 강물을 덮어주고
출렁이는 물결을 어루만져주면
여울목에 맺혀있던 멍울이 풀어지고
강물은 유유히 해 뜨는 동해 바다로 길을 나선다
오랜 세월 부딪치고 쓸리면서
산과 강이 그렇게 정이 드는 것이다
노을에 물든 윤슬은 금빛으로 반짝이고
서라벌의 긴 사연은 고요 속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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