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6-24 13:45
벽에 걸린 풍경 하나
|
|
글쓴이 :
동심
조회 : 172
|
좁다란 길 굽어지고 숲은 사뭇 기우뚱한데
함박눈 머리에 인 고즈넉한 마을을 향해
누굴까 초로의 한 사내 터벅터벅 걷고있다
허기진 산새 두 마리 감나무 가지에 앉아
지난 계절 못 다한 얘기 몸짓으로 풀어내며
살얼음 서린 까치밥을 성찬인 양 요기하고
옹달샘 눈망울의 외양간 늙은 암소
새벽녘 범종이 울듯 갈앉은 저음으로
하늘로 목을 빼어 새끼를 부르는 모습
멀리 한 집 오두막의 굴뚝에 피는 연기
온 식구 빙 둘러앉은 뿌연 백열등 아래
냉엄한 원근법 구도가 조금씩 흔들린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