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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8-26 11:39
겨울 숲 편지
 글쓴이 : 동심
조회 : 170  
일순간의 고요함을 단숨에 낚아채어
농익은 여백 속에 깊이 삭히다가
침묵의 언어를 열어 주고받는 선문답

낡은 램프를 켜고 심지를 돋우는 밤에
창문을 뒤흔드는 바람의 독백으로
아무런 까닭도 없이 눈물을 흘리느니

두 눈을 부릅뜨고 아가미를 벌름대며
서슬도 시퍼렇게 등뼈를 곧추세운 채
급류를 거슬러 오르는 연어떼가 보이는데

길마다 뜻을 숨긴 계절의 발자국 위에
온몸으로 씌어지는 난해한 상형문자
황량한 겨울 한복판이 눈보라에 뒤덮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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