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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3-16 09:48
[記事] 조선일보 - 대구의 품격..
 글쓴이 : 와이리
조회 : 205  


[대구의 품격- 2020.3.6. 조선일보 이동훈 논설위원]

공포가 덮친 도시는 을씨년스럽고 음울하다. 카뮈의 '페스트'에 등장하는 북아프리카 항구 오랑은 죽은 쥐가 나타나면서 아비규환으로 변해간다. 나를 해칠 바이러스를 품고 있을 상대에 대한 불신, 나만은 살아야 한다는 절규가 증폭되면서 도시는 지옥이 된다. '코로나 발원지' 중국 우한이 그러했다. 대구시 홈페이지에 코로나 확진자 수를 알리는 그래프도 숨가쁠 정도로 가팔랐다. 바리케이드 쳐진 삭막한 유령도시가 연상됐을 정도다.

▶그런 상상을 하며 대구에 갔을 미국 ABC방송 기자 눈에 비친 대구 풍경은 전혀 달랐던 모양이다. 그는 "이곳에는 공황도, 폭동도, 혐오도 없다. 절제와 고요함만 있다"는 말로 칼럼을 시작했다. 그러고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 뉴노멀이 된 지금, 대구는 많은 이에게 삶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대구 현장에서 취재 중인 동료에게 전화해보니 외신 기자의 묘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시장도 교통도 병원도 조용하고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잔뜩 겁에 질려 서울에서 내려온 한 공무원은 며칠 지나 말했다고 한다. "도시가 마치 동면하듯 조용히 숨쉬고 있다."

▶대탈출도 없었다. 대구에 있는 부모에게 타지에 있는 자식이 "당장 빠져나오시라"고 해도 요지부동이다. "뭐 하려고 자식까지 고생시키냐" "민폐 끼치기 싫다"고 한다. 한때 정권은 '대구 봉쇄'를 검토했는지 모르지만 대구 시민은 스스로 출입을 자제하고 있었다. 대신 출향 인사들이 대구로 달려왔다. 특히 방역에 보탬을 줄 수 있는 이곳 출신들이 적극적이었다. 외지에서 들어온 의료인이 500명도 넘는다.

▶사재기도 없었다. 비슷한 우려를 담은 보도가 나오면 시민들은 "평소와 똑같다. 왜곡하지 말라"며 불쾌해한다. 일주일째 마스크 사러 늘어선 긴 행렬 속에서도 큰 목소리 한번 들리지 않는다. 고생하는 의료진에게는 병원마다 도시락, 빵, 과일 같은 위로 물품이 쌓인다. 어떤 모텔은 건물 한 동을 비워 외지 의료인에게 내놓았다.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 임대료를 내려 받거나 유예하는 '착한 건물주 운동'도 확산되고 있다. 경증 환자는 '나는 그나마 낫다'며 자발적으로 병실을 양보한다. 서로 이기심을 내려놓는다. '사람의 인격'이란 오히려 위기에서 드러나듯 '도시의 품격' 또한 극한 상황에서 확인된다. 카뮈는 재앙에 맞서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라고 했다. 현실에서 그것을 체감할 수 있는 곳이 지금 대구다.
품격 있게 바이러스와 싸우는 대구는 결국 승리할 것이다.


海印導師 20-03-16 10:45
답변 삭제  
좋은 논설이다.

품격있는 大邱! 그 발제도 좋다.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대구시민정신이 승리해서, 조만간 도시가 정상적으로 활황을 되찾기를 天地神明에게 念願하다.

海印導師.
영남이 20-03-16 14:18
답변  
대구에서의 코로나19 발병은 특정 종교집단을 중심으로 발병하였으므로 대구시민들은 그래도 평온하게 생활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즉 본인이 특정 종교집단에 속해 있지 않거나, 그러한 이웃을 두지 않아 접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에 평정심을 되찾을 수 있었을 것 같다.
만약 코로나19가 불특정 다수에 의해 불특정 방법으로 감염이 일어날 수 있었다면, 모든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폭동에 가까운 상황에 이르렀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구시의 투명한 공개로 대구시민의 불안심을 갈아앉혔을 뿐만 아니라, 위생수칙을 잘 지키면 감염되지 않는다는 대구시민의 확신으로 마스크, 손씻기를 열심히 한 결과일 것이다.
     
와이리 20-03-16 17:00
답변  
암튼,
대구.경북 할배.할매들 욕 보요....... 우야겠노....
근데,
우째 우리 3021은 '신천지'가 한몀도 없을꼬.. 전국이 신천지던데..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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