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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8-04 12:39
상곡의 글을 읽고
 글쓴이 : 김일호
조회 : 594  

상곡의 글을 읽고
상곡이 누군가 했더니 달수구나! 글을 읽다보니 데미안도 나오고 옛날 고전 얘기라 어라! 이 할배 괜찮네. 아들 얘기 였나? 하지만 여기 글 올리는 것 보면 본인 또한 비슷한 생각이었을 거란 느낌이네.
꿈에 나이가 있을까?
  어줍잖게도 나도 요즘 악기 하나를 주물럭거리고 있네. 큰 손 안으로 쏙 들어올 것 같은 오리를 닮은 오카리나라는 악기를 들고 삑삑거리는 나를 두고 아내와 아들이 야유를 보내지만 나는 그 말이 응원가라는 것을 안다. 한 십년이면 멋진 곡을 연주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며 오늘도 주야간 삑삑거리고 있네.

[조선일보 / 일사일언] 재봉틀 잡은 시인
 
친구들이 퇴직해서 속속 집으로 돌아왔다. 직장 다닐 때 집은 충전소였지만, 갈 데 없어 집에 머무니 폐기된 기분이란다. 여행도 가고 만나고 싶은 사람 만나고 할 땐 시간이 잘 가던데 그도 1, 2년이더라고. 집에만 있으니 할 일 없는 구름만 잔뜩 낀 나날이라 우울증 걸릴 것 같단다. “넌 글 쓰니까 지루하지 않겠다” 한다. “밤낮으로 글만 쓰냐?” 했지만, 실상이 그렇다. 글은 퇴직하기 전부터 ‘돈 안 생기는 연금’으로 해 온 것이다. 반면 요즘 나는 늦게 재봉을 배우느라 집에 천 조각이 남아나는 게 없다. 조각조각 광대처럼 붙여서 입고 나서면 혼자 즐겁다. 친구에게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평소에 무엇을 하고 싶어 했는지 생각해서 지금부터 시작하라”고 했다. 글쓰기도 한 이십 년 매진하다 보니 반풍수는 되는지 누구를 가르쳐 본 적 없는데도 팔자에 없는 선생님 소리도 듣는다고. 어느 전직 교수가 95세에 운명을 앞두고 자식들에게 “퇴직했을 때 이 나이에 뭘 하겠느냐고 미리 포기하지 마라, 나처럼 30~40년을 죽는 날만 기다리느라 허송세월하게 된다. 퇴직하고 바로 뭘 시작했으면 30년을 현직으로 행복하게 살았을 거다. 배우느라 재미지고 한 10년 하다 보면 전문가 되어 사회적 지위도 얻고, 전직(前職)은 아무 소용 없다. 현직으로 평생 즐길 직업을 만들라”하셨다고. 한 친구는 요즘 오카리나 배운다고 자랑을 한다. 아직은 원곡 멜로디보다 헛바람 새는 소리가 더 나지만 “망년회 때 한 곡 불어달라” 주문 하니 팔을 저으면서도 좋아한다. 그러면 된 것이다. 나도 비록 신인이지만 시인이라는 이름으로 평생 현직이다. 즐기면서 열심히 쓸 것이다. 아직 딸, 아들이 미혼으로 있어도 나중에 생길 손주들 옷 만들 생각에 들떠 있다. 옆 지기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고 푼수라 한다. 푼수면 어때 즐거운데. 옆 지기랑 같이 글도 쓰고 짬짬이 텃밭에 잡념으로 자라는 잡풀도 미운 사람 머리카락 쥐어뜯듯이 뜯고, 상처 묻은 헝겊들도 붙였다 뜯었다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지금도 돋보기 코에 걸고 바늘귀 찾느라 골몰이다. 어떤 명품이 될지 기대하시라.
/김광희 2021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자

상곡 21-08-04 13:40
답변  
악기를 익히기가 매우 어렵다고 들었다. 그걸 시작하고 재미를 느낀다는게 중요하고 계속 노력한다는게 중요한것 같다. 팔이 아파 병원에 다닐 정도로 열심히 하는 정열이 놀라웠다. 친구도 나름 즐거움을 얻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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