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8-04 13:36
음식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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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상곡
 조회 : 1,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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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삶았고, 토마토 갈아서 컵에 담아놨으니 나와서 드세요....알았어....컴퓨터 작업을 한참 더 하다.... 밖으로 나와 식탁에 앉는다. 옥수수를 반개 천천히 먹는다. 아내는 메밀국수를 삶아서 오이채를 올리고 콩국물을 붓는다. 얼음도 몇 개 띄운다. 메밀국수 드셔보세요. 어제 국산 콩 국물 친구가 주어서 메밀국수 만들었어요. 나는 메밀국수를 콩국물과 오이채가 섞이게 천천히 저으며 몇 가락 입으로 가져간다....어제도 점심으로 먹은 메밀국수가 아닌가? 남겨서 쓰레기통에 버리면 아내가 또 음식을 버린다고 잔소리하겠지.... 천천히 일어나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리모컨을 가져다 텔레비전을 켠다. 메밀국수를 몇 가락 다시 먹다가... 에잇, 어제도 먹은 메밀국수가 아닌가? 이까짓 국수 나는 한평생 안 먹어도 생각 안 난다. ...기어이 한 마디 내뱉고 말았다. ... 당신은! 평생 내가 맞춰주며 살아서 그렇지 당신, 국수 몇 번 먹었다고... 냉랭하다. ...아내는 말없이 국수를 빨리 먹어버리고 소파에 가 앉는다. 나는 천천히 메밀국수를 먹으며 ... 이걸 남겨서 버릴까... 아무 무맛인데 말이야... 이런 영양가가 부족한 것을 먹고 있어서야... 결국 다 먹었다. 그러나 사실 오늘 국수의 양이 특별히 많았던 것은 아니다. 내가 먹기 싫어서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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