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개도 이쁘지만, 개 새끼인 강아지는 당연히 이쁘다.
그런데
와이리는 강아지가 아무리 이쁘더라도 집에서 키우는 건 반대했었다.
(와이리 생각 ==== 개는 마당에.. 꽃은 들에.. 나무는 산에..)
강아지 털 깎아 주고.. 목욕시켜 주고.. 똥.오줌 받아 주고.. 옷 사 입히고..
먹을 것 사 주고.. 안고 자고.. 뽀뽀하고.. 털 날리고.. 예방 주사 맞히고..
이런 노력을 부모님께 하면 효자.효녀.효부 소리 듣는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
아들.딸이 중.고등학교에 다닐 적에 '우리도 강아지 키우자'는 말에
"갖고 오면 바로 솥에 넣어 버릴 거다"라고 했었고....
처남은 강아지를 좋아해서 집에서 키우면서
한놈은 이미 연로하셔서 저승간지 오래고, 그러면서 또 한놈을 키우고 있다.
자형(와이리)이 강아지를 싫어한다는 걸 알고 있어서
처남집에 가면 강아지가 와이리에게 가지 못하게 말리느라 애썼고
와이리 집에 올 때는 강아지를 차에 두고 올 정도였는데.....
지난 4월에 딸내미가 강아지를 샀다고 카톡에 사진을 올렸는데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사위놈과 합의해서 샀을 게 당연한 거니까
- 얼마 줬나?
"200만원요...."
- 엥.........
강아지 한마리에 200만원이나 줬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미친~
마누라는 강아지 보고 싶다며 딸네집으로 달려 가고...
털 깎았다니까 또 달려 가고..... 제 정신인가 싶다.
지지난 주말에 딸내미 식구들이 온다고 연락이 왔는데
"호두(강아지 이름)도 데려 갈 건데.........."라고.
- 개새끼 데려 오지 마라!!
"혼자 놔두면 안돼. 아직 어려서......."
기어히 데리고 나타났다.
똥.오줌 받이.. 장난감.. 강아지 먹이.. 잔뜩 들고서....
요놈이 오자마자 인사하느라고 달려 왔다.
손가락 핥고.. 안아 주니 뽀뽀하겠다고 덤벼 들고...... 개x끼!
"호두야 이리 와".. "호두야 이리 와~" 난린데
- 어이, 개! 이리 와 봐! 개~ 새끼.. ㅎ
딸내미는 죽을라 한다. 마누라도 눈치 준다. 그래도 무시하고..... 어이, 개!!
그참 희한한 게
어쩌다 지니치면서 한번 보는 남의 강아지는 이쁘다고 쓰다듬으면서도
마구 안겨 드는 처남 강아지는 싫더니
막상 딸내미 강아지가 달려 드니까........ 싫지가 않고, 이쁘기만 한 것을...
이것도 '피는 못 속인다'에 해당하는 걸까... 개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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