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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9-29 19:43
용감한 여정_제2부
 글쓴이 : 시인
조회 : 291  


용감한 여정 2부

화요일 폴리네시아 문화센터에서 하와이 민속 문화를 구경하는 날이다.맥시코에서 온 신랑의 둘째 삼촌 내외가 합류하여 일행 14명이 여행을 떠나기 전 할 일이 있다. 아침 일찍 일행은 분승한 차를 타고 십 분 정도 가니 간판도 없는 약국이라는데.
여기서 PCR 체크를 하란다. 하와이에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자 9윌 13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를 믿지 않는 주 당국이 화이자. 모더나, 얀센을 맞지 않은 외국인들에게 이틀마다 PCR검사를 해서 음성일 때만 하와이 곳곳에 출입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특히 식당은 4인 이하라 일행은 따로 앉아 서로 모른 척한다. 4시간 후 음성 확인서를 들고 찾은 곳은 하와이 군도 일곱 섬의 독특한 문화를 볼 수 있었다. 높은 야자나무에 다람쥐 같이 오른 사람의 야자 따기. 불쇼. 훌라 춤. 관광객 중 세 명을 선택 춤과 장기자랑을 시키는데 우리 조카 새신랑이 뽑혔다. 새신랑은 능청스럽게도 춤을 춘다. 그것도 기념일 것이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의 조카다. 각 섬 즉 피지, 사모아, 콩가……. 공연 투어가 끝나고 메인 공연을 봤다. 하와이 가수의 공연이었다. 대규모의 댄서들의 훌라 춤을 기대했었는데 조금 실망이다. 코로나 제약으로 다수의 출연이 안 되는 모양이다. 저녁은 잠실 체육관 같은 대형 식당에서 뷔페를 먹었다. 무대에는 두 명의 가수가 기타를 치며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거리를 두느라 띄엄띄엄 모여 맛있게 배를 채웠다. 오늘은 수요일 메인 데이, 결혼식 날이다. 몰리스 가든, 오늘 결혼식을 하는 곳이다. 쿠알로아렌치 호수를 옆에 낀 자연 휴양지다. 여긴 와이키키와는 또 다르다. 도로를 달리다 살짝 커브를 틀고 들어가는 이곳은 또 뭔가? 밀림으로 들어가는 차, 호수 로드너 싸인 결혼식장에는 천막을 치고 좌석을 놓고 준비가 한창이다.
오늘 우리가 치르는 예식은 한국식 분위기를 가미한 결혼식? 미국식 결혼식은 금요일 오후 또 결혼식을 한단다. 왜? 하와이가 코로나가 극성이라 야외 결혼식이라도 25인이 한계라 할 수 없이 친지가 모인 결혼식과 한국과 LA에서 오는 친구와 함께하는 결혼식, 두 번이다.
특별하고 번거롭지만 축복이다.
고요 밖에 찾을 수 없는 적막의 숲속에서 두런거리는 하객과 준비하는 직원들 포함 25명이 정원이다. 모두들 사진 찍기 바쁘다. 잠시 후 신랑, 신부가 밀림의 언덕에서 계단으로 호수 같은 해변을 향해 내려온다. 이제 결혼식 하는가? 했더니 사진만 찍잔다. 여러 가족 단위로 사진을 찍고 나니 다시 배를 타란다. 신랑, 신부를 제외하고 모두 시키는 대로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니 비가 온다, 마치 연출이라고 한 것처럼 잠깐 스친 비가 축복을 내리는 성수라며 모두 환호한다. 아니 이곳은 어딘가? 언젠가 본 것 같은, 밀림과 호수라 했더니 여기가 영화, 쥐라기 공원 촬영지란다. 어디선가 저 안에서 공룡이 나올 것 같다. 대박이다. 이런 낯설음이라니, 이곳이 시크리트 아일랜드란다. 시크리트! 비밀스러운 곳에서 하는 시크리트 웨딩이다. 주례도 모른다. 사회자도 없다. 신랑 ,신부가 하자는 대로 따라다닌다. 숲길을 건너니 바다다. 그렇다. 섬이니 그 앞은 바다다. 여기서 예식을 하려나? 주례하시는 신랑의 고모부 되는 목사님께 여쭈니 자기도 모른단다. 언제 출연할지 감독의 지시만 기다린단다. 잠시 후 혼주 측 어머니들이 정글 저쪽에서 입장 후. 신랑과 아버지의 손을 잡고 신부가 입장한다. 버클리 대학교에서 만난 두 수재가 3년여의 교재 끝에 오늘 결혼식을 한다. 이 코비드 시대에 불과 20명의 하객이지만 다시없는 행사다. 신랑의 고모부인 이재훈 목사의 주례로 예식을 교회씩으로 진행한다. 말씀대로 하느님이 이끄시는 결혼식이다. 여기 사회는 신랑이다. 하객들의 축하, 덕담 요구를 받는다. 혼주를 제외한 하객이 보내는 축하 멘트에 나는 울컥한다. 신랑은 유난히 밝고 자상한 아이다. 특히 외할머니의 손을 잡으며 챙기는 모습이 눈에 선해 말을 잊지 못한다.

사진 2

신성한  결혼식

왜 그렇게 정신을 흔들어  놓았던지 코비드는
노아의 배에 실은  꼭 필요한 종자처럼
우리는  흥분과 궁금증을 배에  태우고
쥐라기 공원으로 원시를 찾아 왔을까
가장 순수한 태초가 시작을 되었을 곳에서
아담과 이브처럼 가장 숭고한 결혼식의
증인으로 초대되었다
야생화 화관을 쓴 신부, 흰 날개를 단 신랑이
품은 사랑의 알이 부화되는 날
아브락식스는 그들을 신세계로
데려가 꿈을 키울 것이다

결혼식 후 공식 피로연에 또 우리는 긴장한다. 배를 타고 다시 강을 건너 캠프로 돌아온 우리들에게 조금씩 배달되는 음식을 먹으며 신랑, 신부가 기획한 프로그램을 하나씩 주문받는다. 이 정글에서 무슨 폐백을 한다며 나무 원앙에 대추, 밤. 다과를 차린 상 앞에 서서 큰 수건 같은 것을 신랑. 신부가 마주 들고 대추 밤을 던지며 덕담을 해달란다.
이런 아이디어는? 밀림 속 고적한데서 폐백이라니!
혼주부터 모두 잘 살아라! 아들 딸 여섯은 낳아라! 덕담이 쏟아진다. 나는 또 울컥한다. 민망스럽다. 38년 전 동생의 손을 잡고 예식장에 들어가던 때가 신기루처럼 떠오른다. 엄청난 고생을 하며 무법천지의 맥시코로 가던 20여 년 전 동생이 생각난다. "주찬아! 아빠, 엄마가 살았던 것처럼 열심히 살면 안 되는 일이 없을 거라"
목이 멘다.

사진 3

많은 기획 중 기록하고 싶은 것 또 하나는 신랑, 신부에 관한 습관, 기호. 이력 등이 적힌 쪽지를 주고 지명 시 그 쪽지에 적힌 질문을 맞히는 게임이다. 그 중 특별한 거는, 연애 3년 중 헤어지겠다고 한 것은 몇 번일까요? 세 번이란다. 세 번의 고비를 넘고 오늘 결혼한 거란다. 신부가 잡았단다. 19명 중 내가 일등이 되었다. 신랑의 성격을 잘 파악하고 있었기에 세 개 문제를 맞혔다. 상품으로 50불이 든 봉투를 받았다. 봉투에 몇 푼 더 넣어 절값을 주었다. 특별한 결혼식이고 피로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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