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실로 되먹지 아니한 인간이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망각하고, 이미 옛날에 고혼이 된 위인을 지칭하여 鬼胎(신문상의 해설에는 "태어나지 안아야 할 아이" 라고 오역함.) 운운하여 고 박정희씨를 추모하는 사람들을 순간적으로 기분나쁘게 한 사건이 있었다.

전 KBS프로듀서 출신인 한정석씨가 중국의 고문헌을 뒤져서 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페이스북에 실었길래 편하게 이곳에 퍼 와서 올린다.

-----------------이 하 퍼 온 내 용 임-----------------------

鬼胎(귀태)에 대해 이러 저러한 말들이 나오는데,,귀태의 오리지널을 제대로 해설하는 이들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중국 오리지널 문헌들을 한번 찾아봤다.

그 결과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아이'는 헛소리다. '귀신과 교접해서 낳은 아이'도 틀린 이야기다.

鬼胎는 그런 뜻이 아니다. 귀태는 정확이 '탯속에 머무는(胎) 나쁜 기운(鬼)'의 뜻이다. 그래서 귀태는 중국 의학에서 산부인과적인 희귀질병을 뜻하는 말이었다.

鬼胎라는 말을 처음 쓴 이는 남송의 홍매(洪邁)다. '용재총화'를 쓴 문인이다.

홍매는 杨道珍医(양도진의)라는 책에서 희귀병에 관한 기록을 남겼는데, 여기에서 부인들이 하혈시 개구리 알(类水蛙)같은 것을 낳는 병에 대해 '귀신(鬼)을 임신(胎)했다고 믿어 의심치 않기 시작했다' (始信鬼胎不疑)라고 썼다.

이후 청나라때 쓰여진 중국의 医宗金鉴(의종금감)이라는 의학서에서는 이 '귀태'에 대해 '나쁜 생각과 마음이 귀태를 만든다'(邪思情感鬼胎生)라고 그 원인을 말하고 '배가 아이를 밴 것 처럼 크면'(腹大如同怀子形) 귀신이 교접할 수있다 (鬼神能交接)라며 귀태의 조건을 말한다.

그럴 경우 '몸으로부터 혈기를 모아 이뤄진다 (自身血气结而成)'라고 병의 진행을 밝히고 있다.

즉 鬼胎는 '태어나지 말아야 할 아이' 가 아니라, '산부인과적인 질병 상태'를 이르는 것이다. 아울러 '귀신과 교접해 낳은 아이'도 아니다. 胎(태)는 Unborn,즉 임신된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으로부터 '귀태'는 근심 걱정, 또는 사악한 마음을 의미하게 됐다. 그래서 나쁜 마음을 먹는 것을 '귀태를 품었다'는 뜻으로 '심회귀태(心懷鬼胎)' 혹은 '암장귀태(暗藏鬼胎)'라 쓰게 된 것이다.

박정희, 박근혜를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아이'라는 뜻의 '鬼胎'로 쓰는 것은 무식함의 소치이 거나, 그야말로 鬼胎를 품은 사악함의 발로다. 박정희,박근혜가 무슨 산부인과 희귀질병에라도 걸렸다는 건가?

끝.

海印導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