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PW ] [Log-in] [Log-out][회원신규가입] [GNU처음]
[글목록][글쓰기][사진게시판가기][카페3021][홈가기]
 
작성일 : 14-01-12 11:53
어머님 ~~~
 글쓴이 : 황계림
조회 : 544  

어머님!

수많은 단어중 이토록 정겹고 포근한 그 이름석자 어머님!
때늦은 후회속에 찾아간 어머님 묘소에서 통곡하는 불효자.
살아생전 따뜻한 말 한마디 전하지 못하고 버려진 세월.

어머님 찾아가는 그 길에는 잡초가 무성하여 길을 묻었고
지워진 오솔길 넘어로 휭한 찬바람이 볼깃을 스친다.
그 길모퉁이에 회환의 긴숨 토해내며 힘겨운 족적을 남긴다.

철없고 무심했던 지난날들 무너진 봉분 에 잡풀 마져없고
벌거벗은 모습에 회한의 한숨소리가 적막한 골짜기를 넘는다.
무심한 세월마냥 뚜벅 뚜벅 살아온 네 인생 처럼......

울 어메가 걸었던길. 울 아베가 걸었던 길.
나도 유전인냥 하염없이 겉고있네.
살아생전 못다한 효. 한방울의 이슬이되어 야윈빰에 흘러내린다.

남호일 14-01-12 12:09
답변 삭제  
부모님 생전에 계시는 분들은 여생 잘 모셔드리세요.....
와이리 14-01-12 17:42
답변  
가신 님 너무 부여잡고 있지 말거라~
김일호 14-01-12 23:10
답변 삭제  
새우


얇아진 창자를 비운 그녀는
축 늘어져 있었다
물 한 모금 넘어가지 않는
목덜미에 뚝 불거진 정맥이 팔딱거리고 있었다

한성 병원 응급실 침대에 눕히자
새우 같이 몸을 말아  벌벌 떤다
이슬 먹은 새벽에 새순을 찾아 입에 넣어주던
포동포동하게 젊던 엄마는
까실까실한 잔털마저 얼마 남지 않았다
그 곁에 앉아
담요 바깥으로 나온 손을 만져 본다
쭈굴쭈굴한 손바닥에 못이 박혀 있다

새벽시장에 나갔다가 달을 보며
소금발로 걸어왔을 그녀를 떠올린다
얼음장 위에서 보냈던 그 겨울 때문에
굽어진 허리, 보행기를 붙잡고 걷던 그녀
눈을 떠 나를 확인하고는
힘없이 다시 감는다

뚝뚝 떨어지는 눈물 방울들이
가느다란 핏줄 속으로 스며든다
西岳 14-01-13 07:51
답변  
황계림 "어머님~" 글귀 글귀가
모두 싯귀절로 줄줄 흘러나오네.
아마도 방랑시인 김삿갓이
아무데나 아무때나 휘갈기기만 하면
멋진 명시가 되는 동급 수준이다.

햐~ 그 글솜씨,
일찌감치 발굴됐으면
서정주 쯤으로
유명하게 됐을낀데..
최세영 14-01-13 12:51
답변 삭제  
이미, 돌아가신님을 부여잡지 않으려 해도 기일때마다 망막에 맺혀 더욱 그리워 짐은 어이하리까.
 
   
 

[글목록][사진게시판][카페3021][홈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