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소변을 보는데,
정수기 물처럼 잘 나오다가 마지막 힘을 주는데,
뭐가 붉은게 나온다.
토마토 갈아서 마시고 나면 컵에 남는것 처럼 붉은게...
마누라도 놀란 눈으로 확인하고,,,
밤에 인터넷을 찾아보니
가장 눈에 띄는게 60대 이상에서 혈뇨는 70%가 방광암일수 있으니
병원에 가서 검사해보란다.
새벽녁에 잠이 깨어 오만 생각이 났다.
종신보험 들어있으니 병원비는 어느정도 커버될거고,
이게 수술하면 방광이나 뭐가 제대로 작동을 할까 걱정도 되고,
내가 잘못되면 ???
그래도 아이들이 이만큼 컸으니 다행이다 생각도 되고,
아이들도 나갔고, 혼자 남을 아내도 걱정이 되고,
어휴... 뭔 걱정되는 일이 그렇게 많은지.
아침먹고 포항 성모병원으로 가는 길에
아는 비뇨기과 의사에게 전화를 했다.
형님 난데요. 소변에 이런게 나와... 하니,
지금 오전 진료를 내가 쉬기 때문에 목욕탕에 있는데,
오후에 우리 병원으로 오란다.
지금 성모병원 나서는 길에 전화한다고 했더니,
그럼 그리로 가란다.
거기 의사에게 전화해주겠다고...
퍽 걱정스러운 목소리다.
그 의사형님 옛날 성모병원에서 우리 아버지 전립선 수술하고
계속 인연을 이어온 관계고,
아버지가 전립선 암에서 방광으로 전이되고
나중에 돌아가셨으니 더 걱정이 되었나보다.
병원에서 소변과 X레이 검사하고,
결과 기다리는 사이에 성모병원에서 걸어서 10분거리,
영일대호텔 근처의 벚꽃 구경을 갔다.
흐드러지게 핀 꽃들과, 어린이집에서 나온 꼬맹이들...
그 분위기에 흠뻑 젖었다가 오니 결과가 나왔다.
현미경 검사에서도 혈액이 검출되지 않았고,
X레이도 괜찮다고한다.
기다려보고 또 그러면 C/T를 찍으란다.
기다리기는 뭘 기다려 .. 지금 찍읍시다. 그러니, 오후 2시에 예약이 되었다.
두시간 기다리기 지루하니 오어사까지 가서 꽃구경하고 와서 찍었다.
하루 지나서 오늘 결과보니 간부터 방광까지 모든 장기가 다 괜찮다고 하네.
작년에 전립선과 방광 초음파하니 결석이 있다더니
그놈이 걷고 조금 뛰고해서 그랬나 모르겠다.
아무튼 물을 열심히 먹고 세게 한번 눠봐야겠다.
소변에서 새까만 사리가 나올지도....
이거 토요일 벚꽃 마라톤 뛰어도 되나 모르겠다.
이상 꼬추끝에 피나온다고 오두방정을 떤 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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