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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6-11 01:49
마음이 아프다
 글쓴이 : 沼岩
조회 : 532  


작년 여름에 휴대폰 셀카로 찍은 어머니 사진인데,
한달 사이에 많이 몸이 달라지셨다.
기존의 요양원이 시설기준으로 잠정폐쇄되어
인근 다른 요양원에 옮기고 며칠만에 심한 감기에 걸리셨다.
원래 천식이 있어서 종합병원에 며칠 입원후 퇴원하고,
조금 얼굴색도 돌아오고 사진찍어서 형제들과 아이들에게
이제 괜찮으니 다들 걱정하지마라 보냈는데,

일요일 저녁식사 시간에 가니
다들 식사를 하는데 어머니만 안계신다.
요양사에게 물으니 한 사람이 잡쉈다고한다.
또 한사람은 안먹겠다고해서 방에 계신다고한다.
방에가니 아뿔싸 하루사이에 사람이 이렇게 상하다니...

힘은 하나도 없고,
그 좋아하는 아들도 못알아보고,
손은 차갑고, 귓볼도 차갑고...
요양사 팀장이 와서 점심에 짜장면 드셨는데 혹시 체하셨나...
명치를 만지니 손도 못대게 아파하시고,
손의 합곡혈을 만지니 아파하시고,
심지어 심하게 체하면 옆구리도 아프다.
손가락 여덟개를 따서 피를 내고,
합곡혈 주무르고 등을 두드리고 빨리가서 간호사 불러오라니 교육갔단다.
활명수 구해오라니 간호사실에서 가져왔다.
한시간쯤 차츰 몸이 따뜻해지고 내려가는데,
두어시간을 손을 주무르고 등을 두드리니 땀이났다.
밖에 거실에 나갔다 들어오니
그제서야 지금 처음보듯 반가운 표정을 지으신다.

내가 그시간에 가지 않았으면 밤새 잘못되시지나 않았을까
아니어도 얼마나 밤새 괴로웠을까 생각하니
다행이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좀 편안한 표정으로 잠자리에 드시고
주무시는 주름진 얼굴을 만지면서
내 어릴때 아프면 어머니는 어떻게 했을까 생각도 나고
집에서 모시지않는 내가 참 이기적이고 불효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오늘은 많이 좋아지셨다.


묘청 14-06-11 06:11
답변 삭제  
소암과 카카오 친구가 되면서 올린 희미한 사진이 모친이었네.
효자라는 생각이 드네.
선비에다, 효자.
소암은 복받은 사람이네.
부럽다.....
와이리 14-06-11 09:11
답변  
아들이 애 많이 썼네..효자일쎄~
요양원을 잘 모르지만, 특별나게 크게 아프지 않으면 아마 그럴 거다.
식사를 안하시면 안하시는 대로~ 이유를 알 생각도 없이....

부모가 자식에게 했던 것의 1/100만해도 효자지...
沼岩이 글 속에서 엄마에 대한 무한 애정이 묻어난다. 건강하시길~~
은강 14-06-11 12:08
답변  
소암^이 모친께선ㅡ
참^福"이 많으시다ㅡ
저렇게 효자자식을 두셨으니//

갑자기 ㅡ
십년도 훨씬 전^에 하늘나라가신^
울엄마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세월이 흐를수록 불효자라 웁니다!!!"
김일호 14-06-13 00:06
답변 삭제  
분홍 돌고래

 

 세 뼘 될락 말락 고래 닮은 변기

고봉준령보다 높다

어깨가 무너지도록 잡고 오르다

참을 수 없어 꼬장주에 실례해버린 어머니

그 근심 덜기 위해

배달된 예쁜 새끼고래는 키가 한 뼘 반

보라색 팬티까지 입은 고래를 방안에 들여 놓고

어머니 또 용을 쓰신다

한 걸음에 오를 것 같은데,


부러진 골반뼈 업신여기는지

그 새끼 고래 오똑이 서서 꼼짝않는다

평생 바다를 끌어와 도마 위에서 새끼들

먹여살리던 기개 어디가고

고래는 처음 잡으시는지 오금이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한걸음 두 걸음 오르다 보면

언젠가 그 예쁜 고래 엉덩이를 타고

노란 근심을 받은 고래도 웃고 있을 것이다

어머니, 큰 고래도 타고 바다로 나가면

파도의 힘줄 불끈 세우며

내가 용됐제 ! 하실께다







수년 전 프라스틱 변기에도 못 올라  애를 태웠던 어머니를 보며 쓴 시, 다행히  건강해지셔서 정원의 잡초란 잡초는 어머님이 다 때려잡으신다.
동병상린, 이세상 부모님을 모신 자식은 어디 있으나 다 같은 마음이 아닐까,
소암 ! 지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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